"예수 만나려면 굶어죽어야"...케냐판 `나는 신이다` 4명 집단아사

케냐 도시 말린디 숲에서 신도 15명 석달 간 금식 기도
현장 출동 경찰 시신 4구 발견, 11명 병원 이송
‘기쁜소식국제교회’ 이끄는 목사 경찰에 자수

아프리카 케냐에서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야 한다"는 이단 종교 목사의 종용에 따르다가 신도들이 집단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한국에서 사이비 종교집단을 고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유사한 사건이 케냐에서 벌어진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네이션 등 현지 언론매체 보도에 따르면 케냐 경찰은 기쁜소식국제교회를 이끄는 매켄지 은텡게 목사를 체포했다.

은텡게 목사는 자신을 따르는 신도들에게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고 종용해 4명의 신도를 굶어 죽게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기쁜소식국제교회의 신도 15명은 케냐 해안 도시 말린디 인근 샤카홀라 숲에 숨어 지내며 예수를 만나기 위해 짧게는 1주일, 길게는 석 달간 금식과 기도를 했다.

경찰이 마을 주민들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을 때는 4명이 죽어 있었다. 나머지 11명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3명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현지 범죄수사대 책임자 찰스 카마우는 "은텡게는 우리가 그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오늘 자수했다"고 밝혔다.

병원으로 이송된 11명은 17세에서 49세 사이의 남성 7명과 여성 4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신앙을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며 병원에서 제공한 약과 음식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숲속에 집단 매장지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신도들이 이 곳에 묻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부모가 집안에 가둬 굶겨 죽인 어린이 2명의 사망 사건이 있었는데, 은텡게는 이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보석금 10만실링(약 97만원)을 내고 풀려났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