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고교야구 첫 대회 종료. 포지션별 베스트는 누구?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지난 1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는 제3회 이마트배 전국 고교야구대회(SSG그룹,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관) 결승전이 열렸다.
우승은 서울 대표 덕수고등학교가 가져갔지만, 각 라운드별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인 학교도 많았다. 특히, 4강에 오른 학교들은 누가 결승에 올라도 이상할 것 없는 전력을 보여주면서 이번 시즌 파란을 예고했다. 이에 1회전부터 결승전까지 전 경기 보도를 진행한 본지에서는 이번 대회를 통하여 각 포지션별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선별해 보았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 : 강릉고 올라운더 조대현
포지션에 관계없이 대회 내내 가장 빼어났던 선수를 단 한 명 고르라면, 단연 강릉고의 투/타 만능꾼 조대현일 것이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만약에 프로야구처럼 기자투표로 MVP를 뽑았다면 조대현이 뽑혔을지 모를 일이었다. 장충고 1학년 시절 강릉고로 전학을 간 조대현은 이번 이마트배에서 투수로서나 타자로서나 본인의 기량을 맘껏 뽐냈다. 팀도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높은 주목을 받았고, 본인은 투수로서 151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던져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투수로 나서지 않는 날에는 타자로 나서면서 기본이 탄탄하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 '조타니'라는 별명이 딱 어울리는, 이번 이마트배 최고 스타임엔 틀림없다.
우완투수 :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
좌완투수 : 장충고 투수 황준서
말이 필요 없는, 올해 최고의 좌/우완 투수들이 이마트배 대회에서도 날았다. 장현석은 고비가 됐던 8강전에 등판, 팀을 준결승에 올려놓았다. 당시 경북고 전미르와의 맞대결은 크게 화재가 되었을 정도. 마침 예정됐던 8강전이 우천으로 하루 연기되면서 장현석에게도 기회가 주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비록 팀은 4강 문턱에서 덕수고에 덜미를 잡혔지만, 160km의 구속을 꿈꾸는 장현석의 존재는 충분히 어필이 됐다. 승부욕이 강하여 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갖췄다는 점도 플러스다.
장충의 좌완 에이스 황준서는 이마트배 대회에서만 3승을 솎아내면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본인이 그토록 원했던 최고 구속 150km의 꿈도 이뤄냈다. 현재로서는 올해 좌완 최대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 2년 연속 청소년 대표팀 승선이 유력하며, 지난해 황준서의 볼을 직접 경험한 일본 청소년 대표팀 감독도 "저 정도 던지는 좌완 투수는 일본에도 없다."라며 감탄한 바 있다.
포수 : 강릉고 포수 이율예
프로 스카우트 팀은 올해 포수 전력을 묻는 질문에 고개부터 저었다. 각 학교마다 좋은 타자로서의 자질을 갖춘 포수는 있으나, 좋은 포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한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이마트배에서 가장 빛난 포수가 있다. 2학년생 이율예가 그 주인공이다. 주로 팀의 5번 타자로 나서면서 맹타를 퍼부은 이율예는 지난해 이미 청소년 대표팀을 돕는 불펜 포수 역할에 충실한 바 있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도 "내 제자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올해 포수들 중 (이)율예만한 선수는 없는 것 같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힘임어 이번 이마트배에서 이율예는 최우수 포수상을 받았다.
내야수 : 군산상일고 강민제, 덕수고 박준순, 경기항공고 박정현, 덕수고 우정안
이마트배에서 두각을 나타낸 내야수들은 대부분 분야별로 최고의 성적을 냈다. 군산상일고에서 주로 3루수로 나선 강민제는 홈런 2개를 기록하면서 홈런상을 받았고, 덕수고 2루수 박준순은 12타점으로 타점 랭킹 1위에 올랐다. 또한, 경기항공고의 선전을 이끈 박정현은 6도루를 기록하면서 도루상을 받았고, 덕수고 2학년생 우정안은 가장 임팩트있는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기존 군산상고에서 일반고교로 전환한 이후 처음 맞는 전국대회에서 선전을 거듭한 군산상일고는 강민제를 등장시켰다. 특히, 2개의 홈런포를 기록하면서 경쟁자들을 앞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황금사자기 대회 등을 통하여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주로 3번 타자로 나서면서 주자를 쓸어 담았던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도 주목해 볼 만한 내야수. 찬스에 강하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짧은 시간 동안 6도루를 기록하면서 빠른 발을 자랑한 경기항공고 박정현도 내일이 기대되는 유망주이며, 지난해부터 1학년의 몸으로 덕수고 라인업을 지킨 우정안은 유격수 수비도 가능한 유틸리티맨이다. 특히, 마산용마고와의 준결승전에서는 쐐기 홈런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외야수 : 덕수고 백준서, 부산고 연준원, 휘문고 이승민
이마트배 MVP에 빛나는 덕수고 외야수 백준서는 이번 대회에서 말 그대로 '신들린 듯한 타격감'을 선보였다. 이에 대회 최우수 선수를 포함하여 타격상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4강에 앞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를 그대로 실현시키면서 올해 고교 외야수 최대어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타격감도 좋지만, 외야 수비 또한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도 작년부터 4번 타자로 활약한 경험이 있어 큰 무대에서도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유망주다.
아버지 이병규 삼성 코치의 고교 시절보다 낫다는 휘문고 외야수 이승민은 파워를 갖춘 툴 플레이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마트배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건제함을 과시했다. 체격 조건 자체가 아버지보다 나아 당장 내년 시즌 프로무대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현재로서는 고교 외야수 가운데, 가장 먼저 드래프트에서 호명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고를 이마트배 8강으로 이끈 외야수 연준원은 공, 수, 주 어느 하나 빼놓을 것 없는 툴 플레이어다. 역시 투-타 겸업이 가능하여 투수로 140km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질 줄 안다. 휘문고 이승민이나 군산상일고 강민제와 같은 중장거리 히터는 아니지만, 타구를 고르게 보내는 스프레이 히터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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