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뒤 전 보복당해 죽습니다”…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엄벌 탄원서 모집

사건 당시 CCTV 화면./SBS '그것이 알고싶다'

지난해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돌려차기로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 이모씨의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씨가 ‘출소 후 피해자를 찾아가겠다’며 보복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피해자는 이씨를 엄벌해달라는 탄원서를 모집하고 있다.

피해자 측 남언호 빈센트 법률사무소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 13일부터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 모집하고 있다. A씨는 모집 글에서 “가해자의 범죄 행태가 매우 대담하고 재범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사건을 알리게 됐다”며 “엄중 처벌로 많은 분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탄원서는 모집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1000여명 정도가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온라인상에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자신의 상황을 전한 바 있다.

A씨는 지난해 5월 22일 새벽 지인들과 술자리 후 귀가하던 중 부산 진구 자신의 집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30대 남성 이씨에게 폭행당했다. 두사람은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다.

이씨는 A씨 뒤로 몰래 접근해 돌려차기로 머리를 세게 걷어찼다. 남성은 A씨가 바닥에 쓰러진 이후에도 계속해서 그의 머리를 발로 찼다. 이씨는 정신을 잃은 A씨를 어깨에 둘러업고 CCTV 사각지대로 이동했다. 그는 약 7분 뒤쯤 홀로 오피스텔을 빠져나갔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오른쪽 다리가 마비될 정도의 뇌신경 손상을 입었다. 또한 해리성 기억상실 장애로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A씨는 CCTV에 찍히지 않은 7분간 이씨가 성폭행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성폭행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상황이다. 그가 동료 재소자들에게 “나가면 피해자를 찾아갈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씨는 지난해 1심 법원으로부터 징역 12년을 선고받고선 “폭행한 것은 맞지만 살인미수를 적용한 것은 과하다”며 항소했다. 검찰도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부산고법 형사2-1부는 오는 19일 사건 당시 A 씨를 처음 목격했던 오피스텔 입주민에 대한 증인신문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