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결승전에서 드러난 룰러의 진가

이솔 2023. 4. 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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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징동 게이밍 공식 웨이보, '룰'과 '러'

(MHN스포츠 이솔 기자) 돈 잘 벌고(파밍), 딜 잘하고, 안 죽고.

원거리 딜러를 표현할 때 이야기하는 최고의 덕목이다. 그러나 지난 15일 펼쳐진 LPL 결승전에서는 차원이 다른 룰러의 능력을 볼 수 있었다.

0. 챔프폭 

엘크는 이날 끝내 징크스를 고르지 못했던 반면, 룰러는 징크스를 활용한 세트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징크스 특유의 긴 사거리와 더불어 룰러 특유의 빡빡한 라인전이 더해진 결과였다.

1. 돈 잘 벌고

이는 자연스럽게도 '돈'으로 연결됐다. 룰러는 징크스를 선택한 1세트에서 MVP에 선정됐다.

원인은 당연했다. 단순히 '한타'에서만이 아닌, 5분만에 CS차이 15개를 만들어내는 등 라인전부터 상대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비록 2세트에서는 CS에서 차이가 없었으나, 3세트 아펠리오스(vs 자야-노틸러스)로는 단 6분만에 포탑방패를 채굴했으며, 라인전에서의 차이만으로 카나비의 첫 용(화염)을 획득하게 돕는 등, 순수한 기량 자체로 파밍에서 우위를 점했다

다시 징크스를 선택한 4세트에서도 룰러는 단 6분만에 CS 10개 차이를 벌려내는 등, 아주 초반이었지만 알게 모르게 차이를 벌렸고, 이를 통해 상대의 카운터정글을 저지하고, 아군 정글의 시야를 밝히는 등 팀의 초반 교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2. 딜 잘하고

굳이 설명이 필요없겠지만 룰러는 1세트에서 팀원들의 고전 속에서도 노데스 캐리를 선보였다. 

1세트에선 27분에 29016이라는, DPM 1000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으며, 2세트에서는 압도적인 '상체 게임' 속에서도 22분 11517, DPM 500을 넘기는 괴물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3세트에서는 14272로 34분이라는 경기에 비해 다소 부족한 딜링을 선보인 게 아닌가 싶었으나. 호시탐탐 룰러를 노린 상대 탑 라이너 빈(22021)의 압도적인 활약 때문이었다.

36분간 펼쳐졌던 4세트에서도 룰러는 25318이라는, 10명 중 최고의 딜링을 퍼부으며 분당 703의 딜링을 퍼부었다.

종합하면, 룰러는 119분간 펼쳐진 경기에서  80123의 딜링을 퍼부으며, 분당 673의 딜링을 쏟아냈다. 성장이 필요한 징크스라는 챔피언을 택한 것을 감안하면, 그의 성장이 단 한번도 꺾이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사진=징동 게이밍(JDG) 공식 웨이보

3. 안 죽고

이날 경기에서 룰러는 애초에 위험한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았다.

갱킹이 없었던 1세트에서는 15분, 팀원들이 전멸한 상황에서 홀로 살아나가는 생존력을 뽐냈던 그는 2코어로 고속 연사포를 선택, 17분 용 교전에서 쓰레쉬(BLG 온)의 그랩과 엇비슷한 거리에서 카이팅을 통해 '승리할 수 밖에 없는 교전'을 이끌었다.

이는 상대가 바론을 과감하게 시도한 23분에서도 그대로 구현되며 BLG의 서포터 '온' 없는 한타가 발생한 원인이 됐다.

포지셔닝도 룰러의 강점 중 하나였지만, 이날 가장 돋보인 능력은 갱킹 및 다이브 회피 능력이었다.

위험한 상황 자체가 없었던 2세트를 넘어 3세트에서는 7분경 바텀에서의 그랩(노틸러스 닻줄 견인)을 무빙(움직임)만으로, 상대 슌(바이)의 습격 또한 절단검을 통한 추가 이동속도와 서포터 미씽의 초시계만으로 회피하며 상대의 습격 의지를 꺾었다.

뒤이어 등장한 야가오(아리)의 습격까지 포함한다면, 총 3번의 습격을 무위로 돌린 셈이다.

4세트에서는 서포터 미씽이 이른 갱킹에 쓰러지기는 했으나 룰러 본인은 생존했다. 

이어 10분경 다이브로 이어질 수 있었던 슌의 카운터정글 시도를 원천차단했으며, 특히 10분부터 상대 서포터 온(노틸러스)이 계속해서 다이브를 노렸으나, 포탑에서 멀어지는 움직임을 통해 사고를 원천봉쇄했다.

12분에도, 13분에도 룰러를 노린 다이브가 있었고, 룰러는 결국 슌(바이)의 억지 다이브로 사망하기는 했으나, 팀원들의 백업 속에 도리어 3-2 교환이 이루어지며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단 한번의 데스를 제외하고 룰러가 갱킹 혹은 로밍에 당해준 적은 없었다. 징크스-아펠리오스라는 생존기 없는 챔피언으로 4세트 동안 갱킹 1회 허용, 그야말로 압도적인 결과였다.

FMVP 수상 당시 본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나? 진짜 나?'라고 믿기지 않는 반응을 보였던 룰러, 그러나 그가 있었기에 LPL의 하늘은 '징동 레드'로 붉게 물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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