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로맨스’에서 고수 향이 난다[스경연예연구소]
고수향이 난다. ‘B급물’의 고수 같은 향일 수도 있고, 아무나 즐길 수 없다는 향채 ‘고수’ 향일 수도 있다. 그만큼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린 영화도 없었다. 그래서 도드라진다. 영화 ‘킬링로맨스’(감독 이원석)에선 어쨌든, 고수 향이 난다.
‘킬링로맨스’는 돌연 은퇴한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결혼한지 7년 후, 무력함에 빠졌던 시기에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는 컬트 코미디다. ‘남자사용설명서’에서 독특한 색깔을 보여준 이원석 감독의 차기작으로, 이하늬, 이선균, 공명, 배유람 등 충무로 보증수표 배우들의 색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평단은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렸으며, 일반시사회에 참석한 대중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그동안 국내 상업영화에서 본 적 없는 전개 방식과 정서, 그리고 모험적 시도가 집중투하돼 단숨에 ‘2023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개봉 이후에도 영화에 대한 갑론을박이 아주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영화 실관람객평 위주로 매겨지는 에그지수부터 남다르다. CGV 에그지수는 15일 오후 10시 기준 62%다. 비슷한 시기 개봉한 ‘리바운드’(98%), ‘옥수역 귀신’(99%) 등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롯데시네마 평점은 7.3점(10점 만점), 메가박스 평점 6.7점(10점 만점)이다.
마치 날계란을 스크린을 향해 깨부순 듯한 처참한 수치기도 하다. 그런데 그 반응들을 상세히 살펴보면 수상할 정도로 흥미롭다. 대부분 작품들이 다양한 점수들이 난무해 평균값이 정해지는 것에 비해, ‘킬링로맨스’는 극단적으로 10점과 1점을 오가며 평점이 정해지고 있다. ‘극호’와 ‘불호’가 팽팽하게 대립하는 셈이다.
관람객들의 평가만 봐도 영화의 독특한 개성을 짚어볼 수 있다. 우선 ‘불호’의 관람객들은 “요 근래 봤던 영화 중 최악. 배우들은 영화찍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진다. 한국영화 10년은 더 퇴보시킨 영화. 정신차리세요. 이러다 영화판 다 죽습니다” “이런 영화 극장에 걸지 마세요! 배우들이 불쌍하잖아요~ 감독에 자격증이 있다면 영구 박탈감!”이라며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내가 본 최악 1등” “진심으로 울고싶더라” 등의 평들도 있었다.
이에 반해 화려한 호평들도 쏟아졌다. “이원석, 어른되지 마” “어이없어 웃기시작하다가 설정에 설득 당해서 갈수록 찐으로재밌어졌음” “말도 안되는 병맛인데. 나 이런 영화 좋아했네~ 여지껏 없었던 새로운 장르라 해도 될 듯” “최고의 병맛 코미디 너무 재밌어요” 등 ‘킬링로맨스’의 고수향에 심취한 이들은 찬사를 보냈다. 예비관객 중엔 “8.0점대면 애매해서 안 보고 싶었을 텐데, 아예 6점대로 떨어지니 얼마나 B급이길래 그럴까 궁금해서 보고 싶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간만에 열성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문제작’이 탄생한 것임엔 틀림없다.
‘킬링로맨스’의 앞길이 궁금해진다. 많은 이가 아직 익숙지 않은 향채 고수처럼 매니아들에게만 환영을 받을지, 혹은 ‘족구왕'처럼 한국 영화계 다양성을 더 넓혀줄 ‘병맛계’ 고수가 될런지,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종합] 토니안 “거울 깨고 피 흥건···조울증+대인기피증 앓아” (새롭게 하소서)
- ‘음주 튀바로티’ 김호중, 징역살이 억울했나···즉각 ‘빛항소’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송재림 사생활’ 유포한 일본인 사생팬에 비판세례···계정삭제하고 잠적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빈지노♥미초바 득남, 옥택연·로꼬·김나영 등 축하 물결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