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제주 생존자 작품 전시회 “고통에서 희망으로”

임연희 2023. 4. 15. 21: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제주] [앵커]

내일은 세월호 참사 9주기입니다.

매년 이맘때면 더 심해지는 정신적 외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주 세월호 생존자들은 미술 치료 등을 받아왔는데요.

그 결과물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한 전시회를 임연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9년 전 제주에 이주하기 위해 세월호를 탔던 김병규 씨.

기울어가는 배에서 가까스로 아내와 빠져나온 이후 삶은 송두리째 뒤바뀌었습니다.

[김병규/세월호 참사 제주 생존자 : "아름다운 삶을 위해 여기 (제주에) 왔는데 그 삶이 지옥이 됐던 순간이잖아요, 그래서 저희들은 세월호 당시 여기 와서 한 두 달간은 집에서 나오질 못했어요."]

함께 배를 탔던 3백여 명이 희생된 참사의 악몽에 허덕이던 나날들.

세월호피해상담소의 권유로 낯선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마음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김병규/세월호 참사 제주 생존자 : "나도 모르게 세상만사 다 잊어버리는 그런 게 참 좋더라고요. 몰입 하다 보니까 고통이 그 순간만은 잊어져요."]

제주에 살고 있는 세월호 생존자들이 특별한 전시를 열었습니다.

참사 트라우마 치료 과정에서 생존자들이 창작한 그림과 도자기, 사진 등 작품 30여 점이 공개됐습니다.

[양영실/관람객 : "아이들하고 여기 같이 오면서 차 안에서 얘기했거든요. 2014년도에 아주 슬픈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 전시회를 보면서 생존자들을 한 번 더 위로하기도 하고."]

세월호 생존자들에 대한 지지와 공감은 이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손이 됩니다.

[강지언/제주세월호피해상담소장 : "(제주 생존자) 6~7명 선생님은 아직도 힘든 삶을 살고 계십니다. 모든 분이 다 회복될 때까지 우리들의 관심이 계속돼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누리며 세월호를 탔던 24명의 제주 생존자들.

긴 시간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일상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회복의 과정을 시민들과 나누는 이번 작품 전시회는 20일까지 열립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한창희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