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제주 생존자 작품 전시회 “고통에서 희망으로”
[KBS 제주] [앵커]
내일은 세월호 참사 9주기입니다.
매년 이맘때면 더 심해지는 정신적 외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주 세월호 생존자들은 미술 치료 등을 받아왔는데요.
그 결과물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한 전시회를 임연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9년 전 제주에 이주하기 위해 세월호를 탔던 김병규 씨.
기울어가는 배에서 가까스로 아내와 빠져나온 이후 삶은 송두리째 뒤바뀌었습니다.
[김병규/세월호 참사 제주 생존자 : "아름다운 삶을 위해 여기 (제주에) 왔는데 그 삶이 지옥이 됐던 순간이잖아요, 그래서 저희들은 세월호 당시 여기 와서 한 두 달간은 집에서 나오질 못했어요."]
함께 배를 탔던 3백여 명이 희생된 참사의 악몽에 허덕이던 나날들.
세월호피해상담소의 권유로 낯선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마음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김병규/세월호 참사 제주 생존자 : "나도 모르게 세상만사 다 잊어버리는 그런 게 참 좋더라고요. 몰입 하다 보니까 고통이 그 순간만은 잊어져요."]
제주에 살고 있는 세월호 생존자들이 특별한 전시를 열었습니다.
참사 트라우마 치료 과정에서 생존자들이 창작한 그림과 도자기, 사진 등 작품 30여 점이 공개됐습니다.
[양영실/관람객 : "아이들하고 여기 같이 오면서 차 안에서 얘기했거든요. 2014년도에 아주 슬픈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 전시회를 보면서 생존자들을 한 번 더 위로하기도 하고."]
세월호 생존자들에 대한 지지와 공감은 이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손이 됩니다.
[강지언/제주세월호피해상담소장 : "(제주 생존자) 6~7명 선생님은 아직도 힘든 삶을 살고 계십니다. 모든 분이 다 회복될 때까지 우리들의 관심이 계속돼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누리며 세월호를 탔던 24명의 제주 생존자들.
긴 시간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일상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회복의 과정을 시민들과 나누는 이번 작품 전시회는 20일까지 열립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한창희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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