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자연’ 찾아 싱가포르 빌딩 숲을 넘어간 사연
자연에서 식탁까지, 아후아 켈롱·스케일드
때 묻지 않은 자연, 숭게이 부로 습지 보존지
싱가포르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조성하는 ‘클린 앤 그린(Clean&Green)’ 전략으로 공원녹지체계를 구축했다. 300여 개의 크고 작은 정원을 조성한 것은 물론이고 건물 곳곳에 옥상 정원을 설치하면서 도심 녹지를 확보해 푸른 도시를 만들었다.
또 다양한 식물과 인공 폭포를 갖춘 쥬얼 창이 공항(Jewel Changi Airport), 세계 최대 규모의 유리온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등 랜드마크에도 자연을 녹여냈다. ‘정원 도시’를 넘어 ‘정원 속 도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생활공간과 어우러진 자연도 좋지만 날것 그대로의 자연에 대한 갈증은 남아있을 터. 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빌딩 숲 너머 숨어있는 대자연 속으로 떠나봤다.
켈롱은 상업용 어업 공간인 만큼 아무나 접근할 수는 없다.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항구 입구에서 검문을 받은 후 잠시 대기. 이후 5분가량 배를 타고 들어가면 물 위에 지어진 양식장, 켈롱팜을 만날 수 있다.
농어와 그루퍼 등 어종부터 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양생물을 양식하는 이곳의 대표 어종 중 하나는 초록입 홍합이다. 국내에서 자주 접하는 보라색의 지중해 담치와는 달리 초록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생산부터 유통, 소비까지 하나의 체인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보다 저렴하게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밖에도 오징어를 바삭하게 튀겨 만든 오징어 강정(Ojing-eo gangjeong), 꼴뚜기 튀김(Fried baby squid), 새우 알리오 올리오(Prawn dashi aglio olio 등 갖은 해산물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식후 나오는 디저트도 훌륭했다. 해산물을 첨가한 것은 아니지만, 바다를 연상시키는 모양새다. 식용 꽃으로 연출한 푸른 바다의 색과 해변, 불가사리와 조개 등 눈으로 한 번, 혀끝으로 또 한 번 바다를 느낄 수 있다.
싱가포르 고유의 습지 야생 동물을 볼 수 있는 곳으로, 1986년 말레이 자연 학회의 조류 관찰자들이 처음 발견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1993년 자연공원으로 문을 연 이후 높은 생태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에 싱가포르 최초로 아세안 헤리티지 파크(ASEAN Heritage Park)로 지정됐다.
철새들이 이곳을 찾는 시기는 매년 9월부터 3월까지다. 해당 시기에는 물떼새와 도요새 등 철새 군집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철새 도래 기간을 놓쳤더라도 괜찮다.
숭게이 부로 습지에는 왜가리와 물총새, 태양새 등 조류가 연중 상주한다. 때문에 이곳은 조류 애호가를 비롯한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출사 스폿 중 하나로, 큰 카메라로 무언가를 촬영하는 사진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작은 새들의 먹이가 되는 열매들, 박쥐를 닮은 잎이 가진 특별한 별명, 잎의 모양이 물고기의 꼬리를 닮았다 하여 이름이 붙은 피시 테일 팜 (Fishtail palm, 공작야자 속) 등 생태계 면면을 더 깊게 감상할 수 있었다.
준비한 망원경과 고배율 망원 렌즈를 총동원해 겨우 확인한 악어의 모습. 입을 쩌억 벌리고 휴식하는 야생 악어의 모습은 묘한 희열까지 가져다준다.
여기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도마뱀이라는 물 왕 도마뱀(Water Monitor)과 건물 지붕에 붙어 휴식을 취하는 박쥐까지.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공존하는 싱가포르의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김밥·칼국수에 ‘이것’ 섞으면 불법?...때아닌 전쟁에 불똥 튄 식당 - 매일경제
- “4억 내릴테니 계속 살아주세요”…전셋값 수억씩 낮추는 집주인들 - 매일경제
- “대낮 여성 가슴골에 카드 긁었다”…성추행 논란 터진 이 남성 - 매일경제
- “경찰보다 빨랐다”…日총리 구한 ‘꽃무늬 조끼’男의 정체 - 매일경제
- “아베 전총리 그렇게 잃었는데, 현 총리도 큰일날 뻔”…충격빠진 日 - 매일경제
- “너무 괴로워했다”…‘건축왕’ 전세사기 20대 피해자 또 사망 - 매일경제
- “무려 6000만원”… 6만원 주고 산 중고의자 ‘대반전’, 뭐길래 - 매일경제
- 조민, 父 책 보며 “하품은 못본 척” 조국 “딸, 무료봉사 보람” - 매일경제
- 다시 늘어난 회식에…2030 불티나게 산다는 ‘이것’, 뭐길래 - 매일경제
- 배지환, 또 날았다...장타 가로채는 슈퍼캐치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