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긴장 가득했던 '낙동강 더비' 혈투, 0-0 경기도 재미있음을 증명했다

김태석 기자 2023. 4.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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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다.

상대 허점을 찌르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지만, 공히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차이가 있다면 부산이 좀 더 공격적인 전술로 상대 수비진을 깨뜨리는 팀인 반면 경남은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결정타를 날리는 축구라는 점이다.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벌이며 상대 허점을 공략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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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부산)

치열했다. 상대 허점을 찌르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지만, 공히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왜 두 팀이 K리그2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는지를 경기력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부산 아이파크와 경남 FC를 두고 하는 말이다.

15일 저녁 6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3 7라운드에서 부산과 경남이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상대를 꺾고 선두권 싸움의 구름판을 마련하려 했던 양 팀은 아쉬움 속에 승점 1점씩 나누어가졌다.

부산과 경남은 이번 시즌 K리그2 초반 판도를 이끌어가는 팀이다. 두 팀 모두 이 경기 직전 3승 2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구가하고 있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상승세가 대단했다. 차이가 있다면 부산이 좀 더 공격적인 전술로 상대 수비진을 깨뜨리는 팀인 반면 경남은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결정타를 날리는 축구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남이 지금껏 온전히 수비에 치중한 게 아니다. 매섭고 파괴적인 카운터어택 축구, 이번 시즌 초 경남의 팀 컬러다.

두 팀의 강점이 오롯이 드러났던 한판이었다. 부산은 최전방 공격수 라마스를 중심으로 쉴 새 없이 상대 수비진을 몰아쳤다. 경남은 베테랑 라이트백 우주성을 앞세워 부산 공격 에이스로 급부상 중인 페신을 봉쇄하려 했는데, 부산은 이를 역이용해 최건주 그리고 후반전에 투입된 최기윤 등 빠른 발을 가진 날개로 득점 찬스를 거듭해서 만들어나갔다.

이들은 위험 지역에서 과감하게 일대일 승부를 시도하며 경남 수비진의 진땀을 나게 만들어났는데, 이때 경남을 구한 이는 바로 골키퍼 고동민이었다. 특히 후반 21분 최기윤이 박스 안 우측 공간에서 날카로운 드리블로 파고들어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을 때 이를 막아낸 장면은 대단했다.

여기에 운도 따랐다. 이전까지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았던 경남 수비진이 이후 부산의 공세에 흔들리기 시작했던 계기점이었다. 후반 5분 부산 공격 상황에서 우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부산 레프트백 최지묵이 프리 헤더슛으로 날린 장면이 그랬다. 후반 26분 임민혁에게 내줬던 슛이 수비에 굴절되어 아슬아슬하게 아웃된 장면도 행운이었다.

경남도 훌륭했다. 후방에 자리한 수비진이 단단한 조직력으로 부산 공격을 무력화시키면, 카스트로·글레이손·미란징야 브라질 삼각 편대로 부산 수비진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이중 글레이손과 카스트로는 완벽하게 설기현 감독의 공격 전술에 녹아들었음을 경기력을 통해 증명했다. 카스트로는 전반 24분과 30분 연거푸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부산 골문을 위협했다.

글레이손은 단순히 피지컬을 앞세운 타깃형 공격수가 아니었다. 전반 38분 급작스럽게 스피드를 올려 부산 수비수 조위제를 따돌린 후 컷백으로 미란징야에게 결정적 찬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동민과 마찬가지로 부산 수문장 구상민의 선방 능력도 뛰어났다는 게 경남에는 불운이었다. 구상민은 미란징야에게 허용한 실점 위기를 놀라운 선방으로 막아냈다. 뿐만 아니라 후반 24분 모재현에게 골문 앞 지근거리에서 연거푸 두 차례 위험한 슛을 내줬을 때도 철통 방어로 막아냈다.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라고 한다. 미셸 플라티니는 축구에서 실수가 없다면 그 스코어는 0-0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양 팀의 경기가 바로 그처럼 실수 없는 경기였다.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벌이며 상대 허점을 공략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았다. 스코어는 0-0이었지만, 경기를 지켜본 이들은 느꼈을 것이다. 부산과 경남의 승부는 굉장히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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