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9,000만원 넣었는데 반도 못 찾아”…‘인천 건축왕’ 전세사기 20대 피해자 잇단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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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인천 건축왕'으로 불리는 악덕 건축업자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건축왕으로 알려진 60대 건축업자 남모씨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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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월에도 30대 피해자 극단적 선택
이른바 ‘인천 건축왕’으로 불리는 악덕 건축업자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 전세사기 피해자가 사망한 건 올해 2월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15일 인천 미추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20대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함께 사는 친구가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방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건축왕으로 알려진 60대 건축업자 남모씨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해 왔다. 그는 대책위 활동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전세금을 절반도 못 받을 것 같다며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세금 9,000만 원 중 최우선변제금 3,400만 원밖에 못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족은 빈소를 차리지 않고 조용히 장례를 치르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월 말에도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빌라왕으로부터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3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휴대전화에 메모 형태로 남긴 유서에는 “최근 직장을 잃은 데다 전세사기 피해로 7,000만 원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전세금 관련) 대출 연장까지 되지 않아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전세사기에 대한) 정부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나의 이런 결정으로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건축왕 남씨는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 원을 세입자들한테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대책위는 “추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관련 정부 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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