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역사 쓴 차준환·이해인…세계선수권 이어 팀트로피도 은메달
'주장' 차준환, 마지막 종목 남자 프리에서 1위 차지하며 '역전 준우승'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피겨스케이팅 대표팀의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 대회 준우승은 남녀 간판 차준환(21·고려대), 이해인(17·세화여고)이 '쌍끌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피겨의 한 획을 그었던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도 최고의 결과를 끌어내며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한국은 15일 마무리된 팀 트로피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 95점으로 미국(120점)에 이어 종합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3위 일본(94점)을 한 점 차로 꺾는 극적인 결과였다.
한국은 대회 개막 전까지 메달 후보로 꼽히지 못했다. 단체전인 페어와 아이스댄스의 기량이 타팀들에 비해 워낙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이 메달을 따기 위해선 남녀 싱글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거둬야 했다.
불가능해 보였던 시나리오는 차준환과 이해인이 현실로 만들었다.
드라마는 이해인이 먼저 집필했다. 이해인은 13일 일본 도쿄 체육관에서 열린 팀 트로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올 클린 연기를 펼치며 12명의 출전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에 빛나는 일본 간판 사카모토 가오리를 꺾는 이변이었다.
이해인의 쇼트 1위는 운이 아니었다. 그는 14일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완벽한 연기로 1위에 올랐다.
이해인은 쇼트프로그램(76.90점)과 프리스케이팅(147.32점) 모두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해인의 쇼트, 프리 1위로 한국은 랭킹 포인트 12점씩 총 24점을 가져갔다.
차준환은 이해인이 써 내려간 드라마를 완벽하게 이어받았다.
그는 13일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01.33점을 받아 12명의 출전 선수 중 2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 100점은 한국 선수 그 누구도 넘지 못한 '마의 장벽'이라 불렸는데, 차준환이 이번 대회에서 이를 넘어섰다.
차준환의 활약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15일 대회 마지막 종목인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87.82점을 받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사실 한국은 차준환이 최소 2위 안에 들어야 일본을 제치고 은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
무거운 짐을 안고 출전한 차준환은 2개의 4회전 점프를 포함해 고난도 기술을 완벽하게 처리하며 최고의 성과를 끌어냈다.
야구로 치면 9회말 끝내기 역전 홈런, 축구로 치면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결승골, 농구로 치면 승리를 거두는 역전 버저비터와 같았다.
차준환은 쇼트에서 11점, 프리에서 12점을 한국에 안겼다.
차준환, 이해인이 이번 대회에서 차지한 비중은 매우 컸다. 두 선수가 얻은 점수는 총 47점으로 총점(95점)의 절반에 가깝다.
한국은 이번 대회 페어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아이스 댄스 리듬댄스와 프리댄스 등 4개 종목에서 모두 최하위에 그쳤으나 차준환과 이해인의 활약 덕분에 일본을 한 점 차로 제치고 은메달을 획득했다.
두 선수는 은반 밖에서도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밝은 성격의 이해인은 항상 웃는 얼굴로 목청 높여 응원을 펼치며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이해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을 그려 선물하기도 했다.
이해인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평소 웹툰을 그리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전했다.
차준환은 대표팀 주장으로서 무게 중심을 제대로 잡았다.
그는 지난 14일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ISU와 인터뷰에서 "여기에 오기 전에 동료들에게 팀 트로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물었고, 우리는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인 만큼, 즐기면서 행복하게 스케이트를 타자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팀은 가장 젊은 팀"이라며 "우리는 젊고 열정적이며 매우 신이 나 있다"라고도 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6개 팀 중 평균 연령(20세)이 가장 어리다.
2022-2023시즌을 완벽하게 마무리한 차준환과 이해인은 17일 귀국해 차기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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