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가 살렸다… 폭발물, 기시다 1m 옆에 툭 [영상 입수]
“아베 때 당하고도 또 뒤가 뚫렸다” 지적도
테러범의 손을 떠난 폭발물은 일본 총리 1m 안쪽에 정확히 떨어졌다. 경호원 한 명이 허공을 가로질러 날아드는 폭발물을 발견했지만, 폭발물이 땅에 떨어진 뒤에야 총리에 대한 경호 동작은 시작됐다. 그저 폭발이 지연된 ‘10초’가 일본 총리를 살렸다.
15일 오전 일본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겨냥한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소셜미디어에는 ‘폭발물 투척의 순간’을 담은 근접 영상이 올라왔다. 테러범이 던진 은색의 폭발물은 기시다 총리 바로 옆에 떨어졌는데, 폭발이 지연되지 않았다면 기시다 총리는 물론 그 수행원까지 참사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날 트위터에는 기시다 총리를 보기 위해 모인 청중들 사이에서 누군가 촬영한 12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현장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기시다 총리 뒤편으로 통 모양의 물체가 날아든다. 은색 물체는 총리 바로 옆에 콘크리트 바닥에 툭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영상으로 보면 불과 총리와 채 1m도 안 되는 거리였다.
경호원 한 명이 공중에서 날아드는 물체를 발견했지만, 그것이 바닥에 떨어진 뒤에야 행동을 개시했다. 가방 으로 폭발물을 걷어냈고, 이어 가방 방패를 펼쳐 총리를 감싸는 동시에 밀어서 대피시켰다. 청중들은 “끼아악” 소리를 내며 흩어졌다.
영상은 여기까지다. 현지 언론과 다른 영상에 따르면, 폭발물은 기시다 총리가 자리를 피하고 수십초 뒤쯤 큰 소리를 내며 터졌다. 물체에선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목격자에 따라 시차는 다르지만 10~30초 사이로 보인다.
현지에선 폭발물이 바로 터졌다면 지난해 아베신조 전 총리 피살 상황이 재현됐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폭발물이 바로 터졌으면 대참사가 빚어졌을 것” “진짜 위험했다” “경찰은 물체가 다 떨어질 때까지 눈치채지 못했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총리 경호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는 7월 선거 지원 유세 중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당시 범인 야마가미 데쓰야는 아베 총리 뒤로 성큼성큼 다가왔지만, 현장에 있던 수십 명의 경호 인력 가운데 누구도 제지하지 않으면서 테러로 이어졌다.
이번 사건 용의자도 기시다 총리의 뒤편을 노렸다. 영상을 보면 기시다 총리 뒷공간이 청중에게 훤히 뚫려 있는 모습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간사이 남부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 1구 보궐선거 지원 연설을 위해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의 행사장을 방문했다. 기시다 총리는기시다 총리는 행사장 근처에서 지역 해산물을 시식한 뒤 자민당 공천 후보의 지원 연설을 위해 200~300명의 청중 앞으로 나섰다. 그가 연설에 나서는 순간, 한 남성이 연설대를 향해 통 모양의 물체를 던졌다.
NHK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폭발물을 던진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를 위력 업무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현재 알려진 부상자는 없다. 다만 현장에서 경찰관 1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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