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트위터가 사라진다고?…미국 들썩이게 한 머스크의 ‘X’ [추동훈의 흥부전]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3. 4. 1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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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전-01] 사라진 트위터

이제 트위터는 사라집니다. 더이상 트위터를 찾지 마세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스크린에 소셜 미디어 기업인 트위터의 로고가 비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의 괴짜 경영자, 일런 머스크가 또다시 뜬금없는 소리로 대중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달랑 ‘X’라는 한글자만 써서 업로드하며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킨 것인데요. 해당 트위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런 머스크의 기행으로 인해 상상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워낙 시장 파급력이 큰 일런 머스크의 트윗 조회수는 15시간만에 3500만회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반영했습니다.

일런머스크 트위터 [출처=트위터]
이 뜬금없는 트위터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바로 미국에서 특히 인기있는 글로벌 SNS 서비스 트위터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트위터가 폐쇄라도 한다는 말인가요? 사실은 이렇습니다.

트위터는 지난달 특수목적회사(SPC) ‘X’에 흡수 합병됐습니다. X는 일런 머스크 현 트위터 CEO가 지난달 자본금 200만 달러를 투자해 만든 회사인데요. 특수목적회사는 말그대로 특수한 목적을 위해 만드는 회사로 기존 모회사와 별도로 가볍게 기업을 운영하고 새로운 사업을 영위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물론 세금 탈루나 조세피난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는데요.

X로 바뀌는 트위터의 승부수
괴짜 경영자 일런 머스크가 이번엔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요. 미국 현지에서는 일런 머스크의 X가 ‘everything app’, 즉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앱을 지향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X는 잘 알다시피 수학에서 미지수를 뜻하는 기호니다. 또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서 얻어야 하는 정답이기도 합니다. 즉 미지수이자 정답일 수 있는 X를 기업명으로 택한 일런 머스크가 대중에게 그 미지수의 정답이 무엇인지 오히려 반문하고 있는듯한 도발적인 회사명이기도 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 = 연합뉴스]
이번 X라는 기업의 정체는 사회 운동가 로라 루머가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및 트위터를 대상으로 낸 소송의 내용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지난달 일런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에게 X의 주식을 받을 수 있다고 내부 메일을 보냈습니다. 최근 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트위터는 공식적으로 X에 합병돼 더 이상 트위터라는 회사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인됐습니다. 즉 지금은 X라는 회사만 존재하는 셈입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왓츠앱과 같이 생활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서비스로서 X가 역할 할 것으로 예상 중입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자 포털과 SNS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교통, 금융, 쇼핑, 검색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 앱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런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단순히 SNS 서비스 제공이 아닌 종합 서비스 앱으로의 확장을 꿈꾸며 사명까지 바꾸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의 실패, 트위터가 반복하진 않을까
문제는 과연 이러한 사명 변경이 묘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한다는 것입니다. 그간 트위터가 쌓아 올렸던 SNS로서의 브랜드 이미지와 강점을 완전히 포기하고 새로운 서비스로 거듭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신에 우려는 표하는 측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메타 플랫폼입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창업한 페이스북은 2021년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는 혁신을 단행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SNS 시장의 포화로 성장이 멈춘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라는 숙명에 처한 저커버그가 그 돌파구로 바로 ‘메타버스’라는 신기술을 주목했기 때문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사진 = 연합뉴스]
즉 이제 막 시작되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선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해당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의 발현인 셈입니다. 페이스북으로 돈을 끌어모았지만 기술 경쟁력에 한계를 드러냈던 만큼 승부수를 던진 셈이죠. 아마존은 AWS라 불리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을 구독형 SW 모델 및 게임산업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등 회사를 성장시켜온 근간산업과 결이 다른 산업군으로의 확장은 기업의 퀀텀점프를 위해선 필수적인 숙명입니다.

특히 애플과 삼성전자와 같은 하드웨어 기업과 달리 실체가 없는 SNS 업계에서 성장해온 페이스북의 초조함은 메타버스라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으로 이어진 셈이죠. 해당 산업분야에서 하드웨어 기기인 VR 헤드셋 분야에서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인수해 하드웨어 기업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이 이러한 메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는 핵심 콘텐츠가 생산되고, 이를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과 하드웨어 장비가 보급되어야 하는데 그 속도가 더디고 부족했던 것이죠.

메타 역시 이러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애를 썼지만 결국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해당 관련 팀은 해제되거나 직원이 줄어드는 등 사실상 중단된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VR 기기 출시를 예고하며 메타로부터 기대를 받던 애플마저 애플 VR 기기 출시를 차일피일 미루며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습니다.

메타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 [출처=abc]
문제는 사명까지 바꿔가며 배수진을 친 메타 입장에서는 이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 상황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 페이스북이란 전 세계 1위 SNS로부터 나오는 캐시 플로우가 받쳐주곤 있지만 다음 단계로의 성장을 위한 발판 마련에 실패한 메타 입장에선 뾰족한 묘수가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메타버스 시장 성장과 더불어 발전이 예상됐던 블록체인 기술과 NFT 관련 산업 역시 성장이 멈추며 메타는 관련 사업도 중단한 상태입니다.
블록체인 올인했던 스퀘어도 사명 변경 승부수
결국 무리한 사명 변경이 기존 페이스북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낙동강 오리알로 전락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리한 사명변경은 특히 최근에 실패 사례로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간편결제 서비스로 미국에서 인기를 모았던 스퀘어 역시 메타와 마찬가지로 2021년 12월 사명을 스퀘어에서 ‘블록’으로 바꾸며 블록체인 시장에 올인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 거시경제의 위기와 함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의 몰락이 찾아왔고 브랜드를 갈아치운 블록에게는 악재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블록으로 바뀐 스퀘어
특히 산업계에서는 무리한 미래산업 투자에 올인하고자 추진하는 무리한 정책과 승부수가 자승자박이 될 수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X 사랑, 결실을 맺을까
흥미롭게도 일런 머스크의 X 사랑은 여러 곳에서 관측됩니다. 일런 머스크가 운영 중인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 X에도 X라는 알파벳이 있고요. 테슬라에도 모델 X가 있는 만큼 이번 트위터의 X로의 전환이 어떤 큰그림 아래 움직이는 것일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구글 역시 커지는 몸집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주회사 알파벳을 만들어 계열사별 경영 집중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알파벳의 하나인 X는 어떤 청사진을 그리며 일런 머스크의 상상력을 발휘시켜줄까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트위터의 변신, 그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스페이스x [출처=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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