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가기도 벅차” 닷새째 대피소 고단한 생활 이어가는 이재민들

신재훈 2023. 4. 1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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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한순간에 보금자리를 잃은 시민들이 닷새째 임시대피소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장소에는 산불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대피소가 꾸려졌다.

불과 한뼘 정도의 거리를 두고 놓여진 텐트에서 생활을 하는 이재민들은 당장 잠자리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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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강릉아레나에서 만난 이재민 김순녀 할머니. 할머니가 지내고 있는 텐트의 모습. 김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딱딱한 바닥에서의 생활이 더욱 힘겹다.

지난 11일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한순간에 보금자리를 잃은 시민들이 닷새째 임시대피소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잠자리와 거동이 불편해 살던 집이 절실히 그리웠다.

15일 찾은 강릉 아레나. 해당 장소에는 산불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대피소가 꾸려졌다. 약 311명이 이 곳을 찾아 임시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민들은 대부분 화재 당시 입고있던 옷가지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채 대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활용품은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준 옷가지나 세면도구 등으로 충당했다.

불과 한뼘 정도의 거리를 두고 놓여진 텐트에서 생활을 하는 이재민들은 당장 잠자리부터 걱정이다.

이재민 김순녀(91)씨는 “오랫동안 농사일을 하면서 관절을 다쳐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상태인데 지금 한쪽 다리를 아예 사용하지 못해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너무 벅차다”며 “바닥에 매트도 깔려있지만 딱딱해서 편히 누워 쉴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봉사자들이나 여러분들이 도와주고 있지만 수십년 동안 자식들과의 추억이 담긴 모든 것들이 사라져버려 슬프고 집이 너무 그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15일 강릉 아레나에 위치한 이재민 대피소에 걸려 있는 그림. 산불이라는 제목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이재민들은 하루빨리 피해 조사가 끝나 일상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모(76)씨는 “당장 우리집이 불에 타 없어졌지만 이번 산불로 한 두 집이 피해를 본 것이 아니라 조사가 너무 길어질까 걱정된다”며 “기약없이 기다리며 어떤 것이 불에 탔는지 신고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해 쉽지 않다”고 했다.

이번 산불을 겪으며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이어졌다. 대피소에 마련된 강원도재난심리회복센터에는 약 125명의 이재민이 상담을 받았다. 센터는 심리상담을 받은 후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주민들은 전문센터와 연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강원도재난심리회복센터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주민들이 보금자리를 잃었다는 마음에 막막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리며 “자가 치료방법을 안내하고 상담 결과 전문센터에서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이재민들의 경우 적극 안내할 방침”이라고 했다.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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