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통신선 차단부터 고체 ICBM까지…또 긴장의 한 주

엄준우 2023. 4. 1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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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이봉석 연합뉴스TV 기자>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연합뉴스TV 베이징 특파원과 연합뉴스 북한부를 거쳐 현재 국제 분야를 맡고 있는 이봉석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이번 한주도 한반도는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오늘은 북한의 남북 연락 채널 차단부터 고체연료 ICBM 도발까지 과정을 시간순으로 중점적으로 설명해 드릴 텐데요.

우선 북한은 지난주 금요일부터 남북 연락 채널을 사실상 차단했습니다.

찜찜한 무응답 속에 북한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소집해 한반도 전쟁 준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지도를 펼쳐놓고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평택과 서울을 가리키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로부터 사흘 뒤 북한은 고체연료 ICBM을 처음 시험발사 했습니다.

기존의 액체연료 중장거리 미사일들도 모두 고체연료로 바꾸겠다는 의지도 내비치며 한반도 긴장의 수위를 끌어올렸습니다.

[앵커]

가장 먼저 말씀하신 남북연락채널 차단 소식부터 살펴보죠.

북한은 아직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고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있죠.

[기자]

네, 북한이 응답하지 않은 건 지난주 금요일부터입니다.

아직 우리 측의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정기 통화 시도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앞서 남북은 평소 공동연락사무소 채널로 매일 오전 9시 개시통화, 오후 5시 마감통화를 정기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군 당국은 군 통신선으로 매일 오전 9시 개시통화, 오후 4시 마감통화를 진행했었습니다.

연락사무소와 군 채널의 동시 불통은 1년 반 만입니다.

과거에 북한은 개성공단 운영 중단이나 대북전단 살포 등에 반발해 연락채널을 끊었다가 내키면 복원하는 행태를 반복해왔습니다.

이번엔 한미연합연습과 미국 전략자산의 잇따른 한반도 전개,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동제안국 참여 등에 대한 반발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통일부 장관이 나서 유감 표명을 했지만, 북한은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권영세 / 통일부 장관(11일)>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는 결국 북한 스스로를 고립시켜 더욱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지난주 북한 매체에는 북한이 개성공단 출퇴근 버스를 개성과 평양 시내에서 대놓고 이용하는 모습이 보였는데요.

권영세 장관은 무단사용과 재산권 침해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해 전기밥솥 등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 지도를 가리키면서 공격작전계획을 언급했죠.

[기자]

네, 북한 매체가 발행한 사진을 보여드리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월요일 열린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모습인데요.

김 위원장 뒤로 지도가 펼쳐져 있는데, 흐릿해서 잘 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사진 오른쪽 해안선의 모습을 보면 남한 지도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어깨 옆에 뾰족한 지형의 모습도 보이는데, 포항 같습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은 서울로 보입니다.

또다른 사진에서는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평택 인근으로 손가락을 뻗어 무언가를 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회의에서는 방위력과 전쟁 준비를 더욱 완전히 갖추기 위한 군사적 문제들이 논의됐다고 북한 매체는 밝혔습니다.

북한은 최근 한미가 실시한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를 북한과 전면전쟁을 가정한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어떤 수단과 방식으로도 대응이 불가능한 다양한 군사적 행동 방안들이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보도됐습니다.

<조선중앙TV 보도> "적들이 그 어떤 수단과 방식으로도 대응이 불가능한 다양한 군사적 행동 방안들을 마련하기 위한 실무적 문제와…"

김 위원장은 전선공격작전계획과 여러 전투문건들을 보고받았다고 하는데요. 전선공격작전계획이라는 말은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한 용어입니다.

김 위원장은 또 전쟁 억제력을 더 공세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억제의 수단은 바로 핵입니다.

그러니까 남한 지도를 펴놓고 노골적으로 핵 위협을 가한 셈입니다.

또 최근 북한의 도발이 잠수함 발사 전략 순항미사일과 KN-23, 화성-17형, 수중 핵 드론 등 핵 탑재가 가능한 무기들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통해서도 이런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개최 사흘 만에 북한이 첫 고체연료 ICBM을 시험발사했죠.

[기자]

네, 북한의 최근 도발에는 패턴이 있습니다.

바로 군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 개최 며칠 뒤 ICBM을 시험발사하고 있는 건데요.

고체연료 ICBM 발사 시간은 목요일 오전 7시23분쯤입니다.

발사일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11주년이자 김일성 생일 111주년을 이틀 앞둔 날이었습니다.

미사일은 약 1천㎞ 비행했고요. 정점 고도는 3천㎞가 안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쏜 화성-17형이 6천㎞ 넘게 올라갔는데, 절반 정도에 그친 셈입니다.

정상각도 발사시 1만㎞가 넘는 다른 ICBM과 달리 실제 사거리가 5천㎞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발사 당일에도 우리 군은 화염 모양이 기존과 다르다며 고체연료 ICBM일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통해서도 발사시 불꽃과 짙은 연기가 넓게 퍼지는 모습이 보이는데, 전형적인 고체연료 미사일의 연소 특성이라고 합니다.

다음날 북한은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지 두 달만에 시험발사에 나선 겁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작년 12월 140톤포스급의 고출력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었습니다.

북한은 또 새로운 무기 체계라면서 또다른 위력적 핵공격 수단의 출현이라고 과시했습니다.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운운하며 핵위협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은) 적들에게 더욱 분명한 안보위기를 체감시키고 부질없는 사고와 망동을 단념할 때까지 시종 치명적이며 공세적인 대응을 가하여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대적 대응 투쟁방침을…."

북한 발표에서 특징적인 건 로켓 1단은 정상 각도로, 2단과 3단은 고각으로 발사됐음을 시사했다는 점입니다.

<조선중앙TV> "1계단은 표준 탄도비행 방식으로, 2·3계단은 고각 방식으로 설정하고 시간지연 분리 시동 방식으로 미사일의 최대속도를 제한하면서…"

비록 1단에 국한되긴 했지만 북한 ICBM 개발 역사에서 첫 정상각도 시험이라는 전문가의 평가도 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미사일이 발사관에서 튕겨 나온 뒤 공중에서 점화가 이뤄지는 '콜드 론치' 방식으로 시험발사가 이뤄졌습니다.

ICBM을 콜드론치 방식으로 발사한 것 또한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딸 주애,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발사 장면을 참관했습니다.

북한에서 말하는 이른바 '백두혈통'이 총출동한 겁니다.

리설주와 김여정을 동시에 등장시킨 건 두 사람의 불화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난 1월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김정은 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의 위세를 우려하는 리설주를 안심시키기 위해 딸 주애를 대외에 공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앵커]

고체연료 ICBM은 은밀한 기습 발사가 가능해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좀더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액체연료 ICBM은 연료를 발사 직전에 주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체연료는 주입 시간이 필요 없어 발사 시간이 줄고 기동성을 갖춘 이동식발사차량을 이용해 신속한 발사가 가능합니다.

전문가의 얘기 듣고 이어가겠습니다.

<김재천 /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고체연료일 경우에는요. 금방 주입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이에요. 주입하는 개념도 아니고 좀 배터리와 같은 개념이어서 고체연료를 갖다가 미사일에 그냥 장착만 하면 되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사를 갖다가 준비하고 실제로 발사하는데 한 1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니까요."

우리 군은 지나친 걱정이라고 일축했지만, 한국과 미국 양국 군의 선제타격 체계인 킬체인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더 큰 위협은 북한이 액체연료인 기존 화성 12형과 13, 14, 15, 17형을 모두 고체연료로 바꾸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점입니다.

<조선중앙TV> "화성포-18형 개발은 우리의 전략적 억제력 구성 부분을 크게 재편시킬 것이며, 핵반격 태세의 효용성을 급진전시키고 공세적인 군사전략의 실용성을 변혁시키게 될 것이라고…."

북한은 식량난 속에서도 핵전력을 중심으로 국방력 강화를 고집하고 있는데요.

최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에 해당하는 수중 핵 드론 '해일'에 이어서 고체연료 ICBM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제시한 국방분야 핵심 5대 과업을 착착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다만, ICBM의 핵심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전히 갖췄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앵커]

북한의 ICBM 시험발사 당시 일본에선 대피령까지 내려졌다면서요.

[기자]

네, 일본 정부가 처음엔 미사일이 홋카이도 주변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즉시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라는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 사람이 지하상가에 일시 대피하는 등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신칸센의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발사 약 20분 뒤 홋카이도나 그 주변에 낙하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면서 정정 발표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 밖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이 혼란을 빚은 건 로켓 1단은 정상각도로 발사됐기 때문입니다. 2단과 3단은 고각 발사 방식으로 바꿨는데요.

3단까지 모두 정상각도로 발사됐다면 홋카이도 주변에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 겁니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이 탐지 직후 레이더에서 소실됐다고 밝혔는데요.

이 역시 북한이 중간에 발사 방식을 바꿨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오늘은 북한이 태양절로 부르는 김일성의 생일입니다.

예상대로 북한은 이에 앞서 고체연료 ICBM 시험발사라는 대형 도발을 벌였습니다.

이번 달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치겠다고 예고한 만큼 북한의 도발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한반도브리핑은 이봉석 기자가 이번주까지 해주셨고 다음주부터는 이준삼 기자가 맡아주실 예정입니다.

이 기자,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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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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