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아베 生死 갈렸지만…11시30분·선거유세·사제도구 '데자뷔'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일본에서 9개월 만에 전·현직 총리를 상대로 한 테러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하면서 일본 열도가 충격에 휩싸였다. 모두 선거 유세를 지원하던 중, 그것도 오전 11시30분께 발생했다는 것 등이 닮았다. 다만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사망한 반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무사히 대피해 생(生)과 사(死)를 갈랐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선거 지원·오전 11시30분 '데자뷔'
기시다 총리는 이달 23일 치러지는 통일지방선거 후반부 선거를 앞두고 이 곳을 방문했다. 중의원 와카야마마 1구 보궐선거 유세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아베 전 총리도 지난해 7월8일 나라현 나라시 기차역 인근에서 참의원(상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지원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았다.
아베 전 총리가 피격을 당한 시간도 오전 11시30분께였다. 지원 유세를 시작한 지 2분 만이었다.
용의자 안경에 마스크…현장에서 체포
아베 전 총리를 총격한 것은 야마가미 데쓰야(41)다. 야마가미는 살인과 총포·도검류 소지 단속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됐다.
은색 원통형 폭발물 vs 총…모두 '사제' 가능성
기무라는 기시다 총리를 향해 파이프 모양의 은색 원통형 물체를 던졌다.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것처럼 보인 뒤 투척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약 10~30초 후 큰 폭발음과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한다. 또 던진 것 외에 또 다른 비슷한 물체를 소지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는 한 번에 6개의 총알이 발사되는 수제총을 직접 만들었다. 2번 총격을 가해 12발이 발사됐다.
그는 아베 전 총리가 가두 연설을 시작할 즈음 7m 거리까지 접근한 뒤 1차 총격을 가했고 다시 2.6초 후 5m까지 다가가 2차 총격을 가했다.
아베 전 총리는 목과 심장에 총격을 받았다. 며칠 뒤 현장 검증에선 발사 지점에서 약 90m 떨어진 주차장 벽 3곳 등에서도 총탄 흔적이 발견됐다. 그의 자택에선 미완성 총기 등 최소 5개의 총이 발견됐다.
범행 동기는 아직
야마가미의 범행 동기는 정치적 동기가 아닌 개인적인 원한이었다.
아베 사망…기시다는 무사
아베 전 총리는 심장 등을 관통한 총격으로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심폐정지 상태에 있다가 결국 사망 선고를 받았다.
당시 경호팀의 허술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1차 총격 후 2차 총격까지 2.6초가 있었는데 경호팀이 넋 놓고 있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반면 기시다 총리는 무사히 대피했다. 경호원들은 기시다 총리를 둘러싸고 신속하게 현장에서 빠져나갔다.
또 기무라가 은색 원통형 물체를 던지는 것을 본 뒤 인근에 있던 50대 어부가 그를 바로 제압했다. 이 어부는 "(기무라가) 무언가를 던진 뒤 다시 배낭에서 무언가를 꺼내려 해 재빨리 제압했다"고 말했다.
전·현직 日총리 9개월 만에 피습…G7 등 경계 강화할 듯
특히 이번 사건은 현직 총리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총기류 등이 불법인 일본에서 두 사건 모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를 직접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다음달 굵직한 국제행사가 예정돼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G7 의장국으로, 5월 19~21일 자신의 고향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를 주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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