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시장은 아직 춘래불사춘···그래도 봄이 멀지 않았다[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로 사람들 머리속에서 잠시 잊혔던 ‘침체’라는 단어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2022년 5월 파월 의장의 ‘Softish Landing’이라는 단어로 시작된 침체라는 공포의 서막은 올해 1월 ‘Disinflation’으로 일단락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몇몇 은행이 실질적 파산을 맞이하고, 유럽 초대형 은행중 하나인 크레딧스위스가 최악의 상황에 UBS에 인수되는 것을 투자자들이 목도하면서 일부 은행의 부실이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절반정도 담긴 물잔을 보면서, ‘절반 씩이나’에서 ‘절반 밖에’로 관점이 바뀌었다고 판단됩니다.
그래도 주식은 잘 버티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모두 말이죠. 물론 5월에 미국이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인상 25bp를 남겨놓으며 터널의 끝을 향해 달려 가고 있으며, 9월, 11월 12월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시장의 베팅(CME Fedwatch)을 고려하면 힘든 고비는 넘긴 것도 같습니다. 주식의 함수(성장_g와 금리_r)룰 적용하자면, 이제까지 고생시켰던 r이 효자 노릇을 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물론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혹시나 이익이 성장하면 턴어라운드를 기대해 볼 수 있고, 연준의 피봇이 나오면 투자 시장은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지금 반전을 기대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매년초 애널리스트 들은 새해 기업 이익 예상을 재산정하는데, 올해는 여느 해들과 달리 S&P500 기업 기준 상승폭이 겨우 5% 수준에 달한 것이죠. (지난 10년의 이익예상치 상승 폭은 약 15%였습니다.) 2023년 4월 기준, S&P500 1년 이익 예상치는 그나마 2월 중순에 끌어올린 220달러에서 218.5달러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시장 분위기가 녹록치 않을 때 1% 미만으로 이익 예상치 하락을 방어하는 상황을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이 또한 반잔의 물컵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관점의 차이가 분명 존재합니다.
이와 같이 시장의 변곡점을 판단하고, 위험 자산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선 Risk on/off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시장의 신용 리스크를 판단할 수 있는 Credit Spread가 3월 중순 대비 소폭 완화되기는 하였으나, 아직 4% 중반으로 과거 대비 상대적으로 높다고 봅니다. 그리고 유동성을 판단할 수 있는 Ted Spread와 Libor OIS도 2월대비 대폭 상승하여 22년 10월 수준입니다. 즉 시장은 아직 안심할 수 없고, 매크로 판단으로는 현재 위험자산을 포트폴리오에 100%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봅니다. 다시 말해 지금이 투자에 매우 긍정적인 적기는 아니며, 시장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비중을 늘릴 시기라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자산의 상대매력도를 판단해야 합니다. 주식과 채권, 주식내 섹터와 테마 등 어떤 것이 더 나을지 비교해봐야 합니다. 채권부터 고려하면 금리가 널뛰는 상황에서 듀레이션이 긴 회사채의 단기 베팅은 시기 상조이며, 하이일드의 채권의 비중 또한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기채의 트레이딩 매력도 여기서 나옵니다. 금리가 널뛰는 상황이 트레이딩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반면, 회사채와 하이일드는 일정 기간 후 피봇 기대감이 시장에서 공론화 될 수 있을 때 본격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상승할 것입니다. 금리가 하락하면 부도 위험이 내려가기 때문이죠. 물론 지금부터 3분기 정도까지 천천히 비중을 늘려가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봅니다.
정리하자면, 현재는 한번에 자금을 투자할 만한 시장은 아니며, 채권은 앞서 언급하였듯 장기채를 트레이딩 해도 좋은 시기이고 투자등급 회사채를 장기투자해도 이익 실현 확률이 높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0%~70% 수준의 채권 비중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주식입니다. 어찌되었든 얕은 침체라도 지나야 하는 상황이고, 금리가 한동안 높은 시기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주식 선별에 ‘숫자’가 매우 중요합니다. 눈에 보이는 이익과 현금 창출은 물론이고, 모멘텀이 살아있는 기업을 선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기업의 비중을 높여갈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S&P500 기준 애널리스트 들의 연초대비 주당순이익 이익 개선 예상폭은 섹터별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IT, 필수소비, 자율소비재, 산업재, 커뮤니케이션, 유틸리티는 전망을 높여왔습니다. 하지만 이중 IT는 이익 대비 가격 상승이 높았고, 커뮤니케이션 가격은 이익 상승과 동행하여 상승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소비재와 유틸리티의 가격은 이익 개선폭이 무상하게 하락하였습니다. 물론 이를 두고 벨류에이션 매력도가 상승하였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관련 주식들이 스마트 머니들의 관심에서 소외되었다고 판단해 볼 수도 있습니다.
4월초 발표하는 3월 고용 데이터가 긍정적이지 않은 덕분에 피봇과 주식의 상승을 기대해 볼 수도 있겠지만, 침체의 기운도 다가오는 만큼 포트폴리오 구성 시 채권에 많은 관심을 두되, 주식은 시장을 움직이는 테마와 실제 이익이 발생하면서도 모멘텀이 살아있는 섹터와 개별 기업을 면밀히 살펴보는 부지런함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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