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격 1년도 안 돼 기시다 눈앞에서 폭발물 투척…일본 또 철렁
기시다, 예정대로 일정 소화…경호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5일 선거 지원 연설 직전 폭발 사건을 겪으면서 일본 열도에 9개월 전의 충격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총에 맞아 숨진 지 불과 9개월 만에 기시다 총리의 유세 연설 현장에서 한 남성이 폭발물을 투척하면서다.
◇아베 악몽 연상시키는 '유세 연설 도중 공격'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간사이 남부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 1구 보궐선거 지원 연설을 위해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의 행사장을 방문했다.
기시다 총리는 행사장 근처에서 지역 해산물을 시식한 뒤 자민당 공천 후보의 지원 연설을 위해 200~300명의 청중 앞으로 나섰다. 그가 연설에 나서는 순간, 한 남성이 연설대를 향해 통 모양의 물체를 던졌다.
이 물체는 콘크리트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곧이어 그 안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기와 함께 불꽃이 튀고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주변에서는 "떨어져라" "도망가라" 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용의자인 20대 남성은 현장에서 즉각 제압당했다. 경찰은 기무라를 '위력 업무방해' 혐의로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용의자는 이후 효고현 가와니시시에 거주하는 기무라 류지(24)로 신원이 확인됐다.
NHK는 경찰과 수사 관계자를 인용, 기시다 총리는 현장에서 피난해 무사했으며 연설 장소 인근에 있던 청중들도 다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현장에서 경찰관 1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 사는 70대 남성은 마이니치 인터뷰에서 "군중 속에서 무언가가 던져저 꽝 하는 소리가 났다. 이후 주변 사람들이 젊은 남자를 제압했다. 연기가 나더니 1분 후 '펑' 하고 귀가 찢어질 듯한 폭발음이 났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무사히 대피한 기시다, '선거 의식' 의연하게 일정 그대로 소화
기시다 총리는 이날 사건이 발생한 와카야마 시내 어항 연설은 취소했으나, 이후 JR 와카야마 역 앞에서 예정된 연설은 그대로 실시했다.
오후로 잡혀 있는 중의원 지바현 5구 보궐선거 지원 연설도 예정대로 소화하기로 했다.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기시다 총리는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렸다"며 "지금 우리나라에 중요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 끝까지 해내야 한다"며 선거 승리 의지를 다졌다.
이는 자신이 겪은 위기를 계기로 자민당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 이틀 뒤 실시된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대승을 거두었는데, 지지층이 어느 정도 다.
자민당 간부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화로 "오늘 내일 유세는 예정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또 폭발 당시 상황과 관련해 "뭔가 던져지는 게 보였지만 폭발음이 날 때까지 시간이 있어서 도망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직 총리 겨냥한 공격, "경호 태세 강화해야" 목소리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으로부터 1년도 안 돼 또 다시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자 일본 정부가 경호 태세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베 전 총리 사건 이후 중요 인물에 대한 경호는 더 강화되고 제복 경관의 배치도 늘었지만, 선거를 앞두고 경비 태세를 기본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테러 대책에 정통한 이타바시 이사오 공공정책조사회 연구센터장은 "여러 권한을 가진 현직 총리를 겨냥한 범죄라는 점에서 매우 큰일"이라며 "유권자와 정치인이 가까워지는 선거 경비는 어렵다. 내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둔 가운데 지방선거에서 사건이 일어난 것은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경찰청에 요인 경호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지원 연설을 계속하기로 판단한 것과 관련해 "선거는 폭력에 의해 위협받거나 저해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그 안에서 기시다 총리의 판단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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