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배우, 유효하죠"…정수한, '콩깍지'로 연 '올 뉴 정수한' [종합]

장우영 2023. 4. 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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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형준 기자] 배우 정수한. 2023.04.13 /jpnews@osen.co.kr

[OSEN=장우영 기자] ‘내눈에 콩깍지’ 정수한이 배우로서의 더 많은 활약과 도약을 예고했다.

정수한은 지난달 24일 종영한 KBS1 일일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극본 나승현, 연출 고영탁)‘에서 김도식 역으로 열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내 눈에 콩깍지’는 30년 전통 곰탕집에 나타난 불량 며느리이자 당찬 싱글맘 이영이(배누리)가 두 번째 사랑을 일구어 가면서 바람 잘 날 없는 사연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해 10월 3일 첫 방송된 ‘내 눈에 콩깍지’는 최고 시청률 19.6%(122회)를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극 중 정수한은 이영이의 시동생이자 소복희(정혜선)의 손자, 김창일(박철호)과 오은숙(박순천)의 둘째 아들 김도식으로 분했다. 이영이의 20년 지기 친구이자 대책 없이 사는 시동생 역을 맡은 정수한은 미워할 수 없는 사고뭉치 시동생으로 200% 싱크로율 연기를 펼치며 눈도장을 찍었다.

123부작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안방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정수한은 OSEN과 인터뷰에서 “‘내 눈에 콩깍지’는 내 열정에 기름을 부어준 작품이다. 가뭄의 단비, 오아시스 같은 작품이다. 무명 생활이 좀 있었기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는데 나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고, 내가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내가 배우라는 직업을 평생 직업으로 가져가도 되겠구나라는 추진력을 준 감사한 작품이다”고 말했다.

이하 정수한 인터뷰 일문일답

Q. 종영 소감을 말해달라

이렇게 긴 호흡의 작품은 처음이라 신경을 많이 썼다. 연기를 열심히 준비해서 잘하고 싶었는데 너무 좋은 선배님들, 동료 배우들을 만나서 편안하게 잘 보여드릴 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헤어질 때가 되니 너무 아쉬웠다. 첫 작품이라서 의미도 깊었기에 더 아쉬웠다.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든다.

Q. 아쉬움이 큰 작품인 것 같은데?

매일 학교 가듯이 촬영장에 가는 패턴이 익숙해졌는데 종영을 하면서 사라져버리니까 엄청 공허했다. 쉴 때 이런 저런 생각 정리를 하다보니까 ‘이렇게 해볼 걸’, ‘저렇게 해볼 걸’ 하면서 아쉬움이 더 남은 것 같다. 그래서 종영의 여운이 더 남은 게 아닌가 싶다.

Q. 첫 일일극에 출연하게 된 소감은?

일일극에 출연하게 되면서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아무래도 OTT 채널을 접하긴 어려우신데 KBS1은 틀면 나오니까 행복해하셨던 것 같다. 겉으로 좋은 척 하진 않으시지만 들리는 말로는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자랑하셨다고 한다.

Q. 인지도가 많이 올랐다는 걸 느꼈을 때는?

친구랑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경찰 두 분이 계속 보시더라. 그러더니 ‘내 눈에 콩깍지’ 나오는 분 아니냐고 물어보시길래 맞다고 하면서 인사드렸더니 사진 같이 찍자고 하시더라. 식당 이모님들도 저를 보시면 ‘영이한테 잘해주지’ 그러면서 등짝 때리시고는 했는데 잘해주라면서 서비스도 많이 주셨다. 그나마 제가 도식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잘 수행을 했기에 몰입을 해주신게 아닌가 싶다. 댓글이나 SNS로 육두문자를 보내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것도 보면서 ‘내게도 안티팬이 있구나’하면서 신기했다. 얄미운 시동생을 제가 잘해내고 있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처음에는 욕을 먹는 게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정수한이라는 배우보다는 도식이라는 캐릭터로 알아봐주시니까 기분이 좋았다. 사실 좀 흔들릴 때도 있었는데 내가 잘하고 있구나라는 확신과 믿음이 생겨서 감사했다. 덕분에 더 밀고 나갈 수 있는 추진력이 생겼다.

Q. 그동안 웹드라마 등에서 활약했는데, 배우로 데뷔하게 된 계기는?

동네에 어떤 누나가 어디 대회에 나가서 입상했다는 플래카드가 걸렸는데, 나도 관심을 받고 싶어서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엔 강했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처럼 서울로 가서 학교도 다니고 싶었기에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조금 부족했다. 그래서 고민하다 연극영화과 입시를 보자 싶어서 서울로 올라와 연기 학원을 다녔다.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알아보다가 운이 좋게 이미지가 잘 맞아서 광고 촬영을 하게 됐고, 한두번 찍다보니 ‘내가 이걸 열심히 해봐야겠다’ 싶었다. 광고를 한달에 하나 정도를 찍으면서 20대 초반에 목돈이 생겨 신기했고, 내 스스로 대견해서 더 많이 보여지고 싶었다. 모델 일도 하고 공연도 하면서 닥치는 대로 연기와 관련된 일은 계속 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흘러왔다.

Q. 자기애가 강한 성격?

어렸을 때 만화 등을 보면 주인공은 비범한데, 나도 주인공이고 비범한 사람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랐다. 그런 착각 속에서 ‘나는 할 수 있어’ 라는 자신감이 커진 것 같다. 외모가 남들보다 뛰어나서 이런 부분이 없진 않았겠지만 나는 뭔가 좀 더 특별한 사람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다.

Q. ‘내 눈에 콩깍지’ 오디션은 어땠나?

처음에는 백성현 선배님이 연기한 장경준이라는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 대본을 받아서 보러 갔는데 왠지 캐스팅을 안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다른 거 하나 더 읽어봐도 될까요’라고 했고, 왜그러냐는 물음에 ‘저 이거 안 시켜주실 거잖아요’라고 했더니 웃으시더라. 이미 캐스팅이 된 상태였고, 도식이를 해보고 싶다고 해서 오디션을 봤다. 그리고 2차 오디션에 부르셨는데, 첫 오디션 때는 긴장을 많이 한 반면 2차 오디션 때는 편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저 쓰실 거예요?’라고 묻는 당찬 모습이 도식이 같아 보이셨는지 좋게 봐주셔서 캐스팅이 된 게 아닌가 싶다.

Q. 장경준 역으로 오디션 보다가 김도식 역이 눈에 띈 이유는?

캐릭터 설명에 장경준 다음이 김도식이었다. 주인공 못 할거면 다음 거를 해보자는 생각이어서 도식이를 해보고 싶다고 했던 것 같다. 큰 롤을 맡아서 연기를 하면 경험, 내공이 쌓여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거라 생각했다. 다른 역할들도 있었지만, 도식이는 내가 스케치를 해서 색칠도 하고 마음껏 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는 정반대의 성격이지만 반대이기 때문에 부러운 것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할 때 그런 부분들이 많이 표현된 것 같다.

Q.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는지?

배우들과 호흡이 좋았다. 신기하게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다. 최윤라는 20대 초반에 연기 학원 다닐 때 알게 됐었고, 정수환은 친한 친구의 친구였다. 배누리도 한 다리 건너서 친한 친구랑 아는 사이여서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다. 서로 이야기 많이 들었다면서 친해지고, 그 모습이 방송에서의 케미로 보여진 것 같다.

Q. 선생님들이 많아서 부담스럽진 않았는지?

선생님들이 많아서 부담이었다기보다는 너무 감사했다. 나와 내 동생 김도영 역으로 나온 최소은은 경험이 많이 없었는데, 선배님들이 연습하실 때 뛰어가서 ‘대사 한 번 맞춰도 될까요’라고 여쭤보면 흔쾌히 받아주시면서 호흡을 맞춰볼 수 있었다. 그래서 NG도 적었고, 선생님들께서 연기나 현장에서 알아야 할 것들을 잘 말씀해주셔서 좀 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선배님들 때문에 부담감을 진짜 많이 떨쳐낼 수 있었다. 선배님들이 ‘모든 연기를 다 열심히 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흘러가는 부분도 있어야 되고, 상대방이 더 돋보여야 하는 부분도 있다’라고 말씀해주신 부분들이 고민이 많았던 시점에서 큰 힘이 됐다. 그 전까지는 내 연기를 어떻게 잘 보여줄까라는 마음이었다면 그 말씀을 듣고는 제가 신경쓰지 못한 다른 부분들에 대해 시야가 넓어졌다.

Q. 한 캐릭터를 오랜 기간 연기하면서 성격이나 성향이 바뀐 부분이 있다면?

원래 성격이 되게 꼼꼼한 편이고 섬세한 편이었는데 약간 대충대충하는 그런 부분이 생겼다. 예전에는 고민,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는 여유도 많이 생겼다. 그리고 도식이 역할을 하면서 도식이처럼 주식도 살짝 했는데, 도식이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 잃었다. 그래서 더 몰입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Q. 상대 배우 김가란과 호흡은?

김가란이 극 중 은진과 비슷하게 똑 부러지는 친구다. 나는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쪽이었고, 김가란은 그걸 정리해서 이렇게 해보자고 제안해주는 스타일이었다. 스킨십, 키스신 같은 경우는 좀 더 과감하게 해보자한 것도 있고, 애로틱한 부분은 아예 뺀 거나 코믹하게 만든 것도 있다. 특히 내가 이 친구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면 연기에도 몰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촬영이 있는 날이면 그 친구의 사진을 보며 ‘마누라 만나러 가는 날’이라고 생각하며 촬영장으로 갔다. 혼자 상상 연애를 한 셈인데, 그러면서 몰입이 잘 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Q. ‘내 눈에 콩깍지’가 가족 드라마의 틀을 깼다고 생각하는데?

‘내 눈에 콩깍지’가 가족 드라마치고는 좀 수위가 있는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첨가할 건 첨가하고 뺄 건 빼면서 진행했다. 작가님이 가족 드라마라는 틀을 많이 깨고 싶어 하셨다. 대사가 직설적인 게 많아서 수정을 많이 했다.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작가님,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촬영을 진행했다. 저희 커플 때문에 심의위원회 많이 가셨다고 하시더라.

Q. ‘내 눈에 콩깍지’는 배우 정수한에게 있어 어떤 작품이었는지?

확실히 시야가 많이 넓어지고, 연기를 접근하는 방식이 바뀐 것 같다. 처음에는 내게 좋은 기회가 왔으니 내가 돋보이고 잘 보여줘야지라는 마음이었다면, 후반부에는 극이 재미있게 보여지는 걸 더 생각하게 됐다. 처음엔 내 대사만 집중해서 본 반면 나중에는 다른 캐릭터들의 대사도 보면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게 됐다.

‘내 눈에 콩깍지’는 내 열정에 기름을 부어준 작품이다. 가뭄의 단비, 오아시스 같은 작품이다. 무명 생활이 좀 있었기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는데 나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고, 내가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내가 배우라는 직업을 평생 직업으로 가져가도 되겠구나라는 추진력을 준 감사한 작품이다.

Q. 유튜브 영상에서 자신을 ‘섹시한 배우’라고 소개했던데?

굉장히 섹시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섹시함도 있지만 좀 귀여움도 있지 않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섹시하다라는 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내가 내 자신에게 큰 칭찬을 해주고 싶어서 그렇게 이야기한 것 같은데,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하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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