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형이는 도대체 언제 이길 거냐’ 전성현의 물음에 승리로 대답한 이정현

[점프볼=안양/김민수 인터넷기자]이정현(24,187cm)이 전성현의 물음에 폭발적인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이정현은 1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2점 5스틸을 기록하며 고양 캐롯의 89-75 완승을 이끌었다.

이정현은 “1차전 안 좋은 경기력으로 큰 점수 차로 졌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1쿼터 초반에 목 부상을 당하며 손가락까지 통증이 심했다. 이를 감독님도 느끼셨는지 출전을 안 시켰다. 다음 경기 때 한 번 부딪혀보자고 하시면서 뺐는데 그게 이날 승리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5차전까지 치르면서 체력적 부담이 컸는데 휴식을 취하면서 경기력이 회복됐고,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정현은 이날 32점을 5스틸을 올리며 경기를 지배했다. 5스틸은 이정현이 플레이오프에서 기록한 최다 스틸이다. 그만큼 경기에 투지를 갖고 임했고,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돋보인 이정현이었다.

이에 대해 “스스로도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왜 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이날 경기를 하면서 정규시즌 안양체육관에서 KGC에게 20점 차 역전패를 당했던 때가 떠올랐다. 오늘(15일)만큼은 그러지 않기 위해서 천천히 공격을 이끌어 가려고 생각했다. 생각한 대로 됐기 때문에 가드로서 조금은 성장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정현은 플레이오프를 거듭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대결에서는 상대 게이지 프림을 상대로 완벽한 미스매치를 살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KGC를 상대로는 팀 동료들의 기회를 봐주며 공격을 이끌었다. 상대에 맞게 플레이를 가져가며 팀에 승리를 안겨다 주고 있다.

이정현은 “현대모비스와 KGC의 팀 수비 성향 차이인 것 같다. 현대모비스는 내가 스크리너 빅맨을 상대로 1대1 매치를 주로 했다. 그런데 KGC는 매치업 상대를 뚫어내도 좌우 모든 곳에서 헬프가 강하게 들어온다. 그래서 돌파하는 척하다가 중거리 슛을 시도하거나 동료들의 외곽 찬스를 봐줘야겠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만큼은 변준형보다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인 이정현이었다. 이정현은 “경기에서 이기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1차전이 워낙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끝난 느낌이 들 정도로 완패였다. 감독님이나 (전)성현이 형이 자극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성현이 형이 ‘오늘(15일)은 (변)준형이 이길거냐고, 도대체 언제 이길거냐고’ 장난식으로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집중 못 하면 뒤통수를 때려달라고 대답했다(웃음).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라이벌은 아니지만 이기려고 덤볐다”고 말하며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이정현은 3쿼터에만 17점 3스틸을 쓸어 담으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특히 3쿼터 종료 1분 35초를 남기고 3점슛을 성공시키며 13점 차(70-57) 리드를 가져갔을 때 두 팔을 번쩍 들며 원정 팬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이후에도 수차례 호응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정현은 “1차전보다 더 많은 팬들이 응원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자연스레 나온 제스처였다. 그리고 내 세레머니를 통해 모든 선수들에게 그 에너지가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팀의 공격뿐 아니라 분위기까지 주도하는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사진_유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