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바꿔치기도 습관?...20대 동종전과 잇따르자 "법 경시" 판시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이 남성이 비슷한 죄로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심 재판 중인 가운데 또 범행을 저지르자 죄질이 나쁘다고 봤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1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과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기소된 A(22)씨에게 징역 1년을, A씨의 부탁을 받고 허위 진술한 혐의로 기소된 B(22·여)씨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2월 20일 오전 6시23분 술에 취한 채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화물 트럭을 들이받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한 뒤 동승자석에 있던 B씨에게 “나 대신 운전했다고 해달라”며 허위 진술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A씨를 동승자석에 태우고 내가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고 거짓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이 다른 내용이 담긴 다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주자 A 씨와 B 씨는 “차에 탄 뒤 안에서 좌석을 서로 바꾼 뒤 B씨가 운전했다”고 거듭 거짓 진술했다고 한다.

블랙박스에는 사고 직전 들른 화장실 앞에서 A 씨가 운전석에 타고, B씨는 조수석에 타는 장면이 들어있었다.

재판 중 A 씨가 이 사건 발생 5개월 전인 2021년 7월 범인도피교사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이 죄로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 중이다.

김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으로 형사사법 작용이 방해된 것은 물론 수사 과정에서 보여준 피고인 A씨의 공권력 경시와 책임 회피 태도 등에 비춰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