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축구선수 분신…“바나나 비싸다” 했는데 테러범 취급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2023. 4. 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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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튀니지에서 한 축구선수가 바나나 가격이 비싸다고 불평했다가 테러범 취급을 받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튀니지 프로축구 1부리그 US모나스티르에서 뛰었던 축구선수 니자르 이사우이(35)가 지난 11일 카이루안주 하푸즈의 경찰서 밖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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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튀니지에서 한 축구선수가 바나나 가격이 비싸다고 불평했다가 테러범 취급을 받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튀니지 프로축구 1부리그 US모나스티르에서 뛰었던 축구선수 니자르 이사우이(35)가 지난 11일 카이루안주 하푸즈의 경찰서 밖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3도 화상을 입은 그는 수도 튀니스의 화상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가 전날(13일) 숨을 거뒀다.

그는 비싼 물가에 항의하는 자신을 경찰이 테러범으로 몰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신하기 직전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바나나를 10 튀니지 디나르(약 4300원)에 파는 것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경찰에서 테러 혐의로 기소됐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나는 자신에게 화형을 선고했다. 이제 더는 힘이 없다. 내가 스스로 형을 집행했다는 것을 이 경찰국가가 알게 하라”고 썼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니자르를 기소한 경찰서 밖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현지 언론들은 그의 죽음이 ‘아랍의 봄’ 혁명을 촉발한 2010년 12월 20대 노점상 무함마드 부아지지의 죽음을 연상케 한다고 논평했다.

튀니지에서는 만성적인 경제난이 코로나19 팬데믹 등과 겹치며 물가가 치솟고 민생고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튀니지의 지난 2월 인플레이션은 10.4%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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