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아들이 청년 노동자? 野 "가짜 청년 노동자 팔이"
與 "해당 사실 인지하지 못해...당사자는 실제 생산라인에서 근무 중"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정부·여당이 중소기업 청년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마련한 '청년 당·정·대'에 중소기업 대표의 아들이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인다. 야당은 "청년 노동자를 우롱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이경 상근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MZ 노동자를 내세워 '청년 팔이'를 해온 윤석열 정권이 이제는 '가짜 청년 노동자 팔이'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중소기업 사장 아들을 청년 노동자 대표로 위장시켜 참석시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장 아들은 마치 자신이 청년 노동자인 것처럼 '현장은 주 69시간 나쁘게 안 본다'고 말했다"며 "중소기업 현장 청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아니라 가짜 청년 노동자를 앞세워 정부의 69시간 노동제에 대한 청년 노동자들의 생각을 호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장 아들이 청년 노동자 대표가 될 수는 없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손을 잡고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며 "'청년 노동자 팔이'가 흥행 부진에 빠지자 이제는 '가짜 청년 노동자 팔이'도 서슴지 않는 윤석열 정권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짜 청년 노동자를 앞세워 청년들의 목소리를 왜곡하지 말고, 진짜 청년 노동자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라"고 했다.
앞서 언론보도를 통해 청년 당·정·대에 참석한 김 모 씨가 해당 중소기업 대표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업체는 핸드백·지갑 제조 및 군수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로 김 씨는 '중소기업 생산관리팀장'으로 소개됐다.
김 씨는 간담회에서 정부의 근로시간제 개편안에 대해 "계약 후 3개월 내 집중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주 최대 근로 시간이) 69시간까지 늘어나는 것이 그렇게 부정적이지는 않다"며 "현장에서는 69시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 52시간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69시간제가 되면 어떻게 될지 매우 불안하다"며 "강압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노사 간의 합의가 이뤄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여당은 "해당 내용을 알지 못했다"면서도 "김 씨는 실제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소기업 대표의 아들이 '보편적인' 중소기업 청년 노동자를 대표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정부·여당이 이날 간담회에 초청한 청년 노동자는 김 씨를 포함해 세 명이었다. 정부·여당의 '청년 다가가기' 노력이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자리를 주도한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어제 진행된 청년 당정대의 중소기업 근로자 간담회에서 참석자 중 1인이 중소기업 대표의 아들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확인 결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중기중앙회의 협조를 받아 참석자를 섭외했고, 그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다만 해당 참석자 외 다른 2인은 각 기업 대표와 특수관계가 아닌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이며, 언론에서 지적한 1인도 실제 생산 라인에서 근무 중"이라며 "또한 간담회에서 '현재 52시간 제도도 잘 지켜지지 않는데 근로 시간이 늘어나면 제대로 보상받거나 쉬기 어려울 것 같다', '취지는 좋을지 몰라도 현장에서 일한 만큼 휴가를 쓸 수 있다는 신뢰가 없다' 등 정부 정책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점심시간을 내준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라며, 저희는 더욱 철저한 사전 확인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 13일 국민의힘은 서울 구로구의 한 카페에서 청년 당·정·대를 열고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청년 3명을 만나 '주 69시간제' 등 최근 논란이 된 근로시간제 개편안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자리에는 김기현 대표와 김병민·장예찬 최고위원, 대통령실 청년정책 담당 행정관, 중소벤처기업부 청년보좌역 등이 참석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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