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하려 시속 200km로 버스 '쾅'…30대 집행유예

삽화는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고속버스를 들이받은 3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7단독 유현식 판사는 특수상해, 특수재물손괴,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10월29일 중부고속도로에서 차를 몰고 시속 200km로 달려 앞서가던 고속버스 뒷 범퍼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자와 승객 6명 등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버스 수리비는 1800만원가량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운전한 차량은 지인인 B씨 명의의 승용차다. A씨는 고속도로 졸음쉼터에서 B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차량을 운전해 고속도로를 주행했다.

A씨는 B씨로부터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자, B씨의 차량을 이용해 교통사고를 내고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자칫 잘못하면 불특정 다수의 큰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범행"이라며 "큰 물질적 피해가 발생했고 여러 명의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며 심각한 교통상의 위험과 혼란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우울증을 앓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들의 상해는 비교적 가벼운 정도"라며 "물적 피해는 모두 회복됐고 피해자들의 치료비도 보험 등을 통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