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화성 도시’ 구상 머스크…착륙선 ‘스타십’ 첫궤도 비행

곽노필 2023. 4. 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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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7일 시험발사…역대 최강 로켓
고도 235㎞까지 올라 지구 한 바퀴 돌듯
메카질라라는 이름의 발사대에 서 있는 스타십. 슈퍼헤비 부스터와 스타십 우주선을 합쳐 높이가 120m에 이른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일론 머스크가 달과 화성 여행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사상 최대의 발사체 일체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첫 궤도 시험비행에 나선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14일 “스페이스엑스가 신청한 스타십 발사 계획을 검토한 결과 안전, 환경, 정책, 탑재물 등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돼 허가했다”며 “발사 면허는 5년간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엑스는 이르면 17일 오전 7시(한국시각 오후 9시) 텍사스주 보카치카의 스타십 전용 발사시설인 스타베이스에서 첫 궤도 시험비행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공할 경우 스타십의 첫 우주비행이 된다.

스타십은 ‘슈퍼헤비’로 불리는 로켓과 우주선을 겸하는 ‘스타십’으로 이뤄져 있다. 로켓(70m)과 우주선(50m)을 합친 높이가 120m로 40층 건물 높이에 해당한다.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냈던 새턴5 로켓보다 9m가 더 높다.

33개의 엔진이 장착된 슈퍼헤비 로켓. 스페이스엑스 제공

스타십이 메탄을 추진제로 쓰는 이유

스타십에 탑재되는 엔진 수는 로켓 33개, 우주선 6개를 합쳐 모두 39개다. 1단 9개와 2단 1개를 합쳐 10개의 엔진을 사용하는 팰컨9의 4배다.

스타십에 사용하는 랩터엔진은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케로신(등유)이 아닌 액체 메탄을 추진제로 쓴다. 메탄은 그을음이 생기지 않아 재사용에 유리할 뿐 아니라, 훗날 화성에 갈 경우 화성 대기 주성분인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현지에서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료를 모두 주입한 스타십의 총 중량은 4900t(건조중량 300t)이나 된다.

앞서 스페이스엑스는 지난 3일 발사대에서 로켓에 연료를 주입하는 시험을 실시했다. ‘메카질라’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이 발사대는 높이 146m로, 지상으로 돌아오는 슈퍼헤비를 집게처럼 잡아채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 비행에서는 이 기능은 실험하지 않는다.

스타십의 궤도 비행은 2019년 8월 처음으로 고도 150m 수직상승 비행에 성공한 이후 거의 4년 만이다. 2021년 5월엔 3개의 엔진을 장착한 스타십 시제품(SN15)이 고도 10㎞까지 오른 뒤 지상으로 내려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애초엔 2021년 여름에 궤도 비행을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개발 일정과 규제 당국의 승인이 지연되면서 약 2년이 늦어졌다.

첫 궤도 시험비행의 개요.

이번 시험비행에 사용하는 제품은 슈퍼헤비 BN7과 스타십 SN24이다. 각각 7번째, 24번째 시제품이라는 뜻이다. 스페이스엑스는 지난 2월9일 실시한 고정연소 시험에서 33개 엔진 가운데 2개를 제외한 31개 엔진을 점화하는 데 성공했다.

스타십의 추력은 7500t으로 최대 150t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팰컨9의 22.8t의 6배가 넘는다. 나사가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를 위해 개발한 현존 최강 로켓 에스엘에스(SLS)의 추력 4천t보다도 거의 두배나 강하다.

스타십의 첫 궤도비행 궤적. 왼쪽은 슈퍼헤비 로켓, 가운데와 오른쪽은 스타십의 비행궤적. 스페이스엑스 제공

머스크 “첫 비행 성공 확률은 50%”

예정된 궤도 비행 시간은 90분이다. 텍사스 발사장을 출발한 뒤 지구를 한 바퀴 돌아 하와이 인근 바다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슈퍼헤비 로켓은 이륙 170초 후 분리돼 멕시코만 해안에서 30㎞ 떨어진 바다에 착수한다. 슈퍼헤비에서 분리된 스타십은 플로리다해협을 지나 고도 235㎞까지 상승한 뒤 이륙 9분20초 뒤 엔진을 끄고 1시간 이상 지구를 빙 돌아 하와이 카우아이섬 북서쪽 100㎞ 해상에 착수한다. 스페이스엑스는 궁극적으로 로켓과 우주선 모두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으나 이번 비행은 성능 시험이 목적이기 때문에 둘 다 회수를 시도하지는 않는다.

머스크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스타십이 첫 궤도비행에서 성공할 확률을 약 50%, 올해 안에 성공할 확률을 80%로 예상했다.

최종 목표는 화성 여행…달 착륙에도 사용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이르면 2025년 시도할 아르테미스 3호 임무에서 스타십을 달 착륙선으로 쓰기로 하고 30억달러에 스페이스엑스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머스크는 자신이 스타십을 개발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화성에 자급자족하는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서라고 밝힌다. 최대 1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스타십을 이용해 화성에 100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게 그가 밝힌 청사진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인터넷 군집위성 스타링크2.0도 스타십을 통해 발사할 예정이다. 그는 또 스타십을 이용해 지구 어디든지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로켓여행 구상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시험비행에 성공하면 이런 일련의 구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는 셈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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