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도 없는 말미잘은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핵잼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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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미잘이나 해파리 같은 자포동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단순한 다세포 동물로 뇌나 뇌의 기능을 하는 신경 세포 덩어리가 없는 동물이다.
스위스 프리보그 대학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 과학자들은 이들의 뛰어난 환경 적응력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말미잘 같은 자포동물이 뇌 없이도 학습이 가능한지 조사했다.
하지만 오히려 뇌가 없는 단순한 신경망을 지니고 있어 연구가 더 쉬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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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말미잘이나 해파리 같은 자포동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단순한 다세포 동물로 뇌나 뇌의 기능을 하는 신경 세포 덩어리가 없는 동물이다. 그러나 그물처럼 느슨하게 연결된 신경 세포를 이용해 능동적으로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생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무질서하게 움직이는 것 같은 촉수는 사실 뛰어난 사냥 도구로 천적이나 먹이에 접촉하면 독을 발사해 상대를 마비시키거나 큰 고통을 준다. 동시에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실수를 피하고 단순한 자극에 반응해 독을 낭비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영리한 도구이기도 하다.
스위스 프리보그 대학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 과학자들은 이들의 뛰어난 환경 적응력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말미잘 같은 자포동물이 뇌 없이도 학습이 가능한지 조사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연구팀은 '스타렛 말미잘'(starlet sea anemones, 학명 Nematostella vectensis)이 연합 학습(Associative learning)이 가능한지 검증했다.
연합 학습은 한 가지 자극을 다른 자극과 연관시켜 기억하는 것으로 파블로프의 개 실험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개에게 식사 때마다 종소리를 들려주면 나중에는 종소리만 들어도 식사가 나온다고 생각해 침을 흘리게 된다. 이런 연합 학습 능력은 많은 동물에서 확인됐지만, 뇌가 없는 동물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스타렛 말미잘에게 음식 대신 빛과 전기 충격을 줬다. 이 말미잘은 뇌만 없는 것이 아니라 눈이나 귀 같은 감각 기관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빛과 전기 충격은 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말미잘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전기 충격과 빛 자극을 같이 주고 다른 그룹은 무작위적으로 빛과 전기 자극을 줬다.
그 결과 전기와 빛 자극을 동시에 받은 말미잘은 빛만 받아도 전기 자극을 받은 것처럼 촉수를 움츠리는 행동을 보였다. 실험군은 72%에서 빛이 있으면 전기 충격도 같이 오는 것처럼 움직였다. 뇌 없는 말미잘도 연합 학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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