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보다 빨랐다”… 日총리 테러 용의자에 헤드록 건 ‘이 아저씨’

최혜승 기자 2023. 4. 15. 16: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5일 오전 11시 30분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 현장 시찰을 마치고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폭발음을 야기시킨 물체를 던진 남성이 체포되고 있다./도쿄 교도=연합뉴스

15일 오전 11시30분쯤 오전 일본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했다. 용의자는 위력 업무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가운데, 테러 당시 가장 먼저 용의자를 제압한 ‘빨간 옷을 입은 아저씨’가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날 기시다 총리의 연설 전 폭발음이 난 현장 영상을 보도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이다. 이곳은 와카야마시 남서부에 있는 항구다.

15일 오전 11시 30분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에서 연설하기 전 상황. 빨간 옷을 입은 남성이 용의자를 제압하고 있다./NHK

기시다 총리가 사이카자키항에서 해산물 시식을 마치고 연설대로 이동하는 사이 군중 사이에 있던 한 남성이 은색 원통 모양의 물체를 던졌다. 이후 용의자는 인근에 있던 현장 관계자들과 경찰에 의해 곧바로 제압됐다. 영상을 보면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이 상황을 파악하는 사이, 빨간 티셔츠 위에 눈꽃 문양의 조끼를 입은 한 남성이 청중 틈에서 나와 용의자의 목덜미를 붙잡아 제압한다. 이 남성은 다른 경호 인력들이 올 때까지 용의자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곧이어 경찰들이 도착해 용의자를 쓰러뜨리며 제압했고, 뒤이어 큰 폭발음이 들리고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경찰들은 폭발음이 들린 장소에서 다소 떨어진 곳으로 쓰러진 용의자를 땅에 질질 끌며 이동시켰다.

15일 오전 11시 30분쯤 일본 와카야마시 항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설 직전 폭발물을 던진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가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제압되고 있다. 청중들은 제압 과정을 촬영하기 위해 몰려들었다가 폭발음이 들리자 흩어졌다. / 트위터
폭발음이 들린 직후 경찰들에 제압된 채 끌려가는 용의자. /NHK

트위터에는 또 다른 현장 영상이 올라왔다. 경호원들이 용의자를 제압하며 소란이 일자, 일부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그 주변에 몰려들었다. 그러다 큰 폭발음이 들렸고 이내 소리치면서 다급히 대피했다. 기시다 총리는 인근 경찰본부로 피신했다가 다시 가두 연설에 나섰다. 폭발에 따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트위터에선 용의자에게 헤드록을 건 남성의 정체에 주목했다. 현지 네티즌들은 남성을 ‘어항의 아저씨’라고 부르며 그의 초동 대처가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트위터에는 “곧바로 잡은 어항 아저씨 굿잡!” “용기 있고 자신감 있는 행동이다” “어항 아저씨의 움직임이 대단하다. SP(스페셜 폴리스)보다 빨랐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어항의 아저씨의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장소 특성상 항구 근처의 어협 관계자이거나 사복 경찰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사건 1시간뒤 예정됐던 JR 와카야마 역 앞 연설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기시다 총리는 연설에서 “걱정과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바로 직전의 연설 장소에서 큰 폭발음이 발생했다. 자세한 내용은 경찰이 조사하고 있지만, 많은 분들께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일본에 중요한 선거를 치르고 있으며, 여러분과 함께 힘을 합쳐서 잘 치러내야 한다”고 했다.

용의자는 일본 효고현 가와니시시에 사는 직업 미상의 기무라 류지씨로 24세 남성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