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old] 수원의 무기이자 약점…’양날의 검’이 된 이기제

[포포투=김환(수원)]

이기제는 ‘양날의 검’이었다.

수원 삼성은 15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2-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수원은 리그 최하위를 유지했고, 또다시 리그 첫 승에 실패했다.

수원은 승리가 절실했다. 여전히 리그 승리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경기였던 안산 그리너스와의 FA컵 경기에서 승리한 게 위안이 됐지만,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을 유지하고 상승세로 이어가는 것이었다. 경기 전 이병근 감독도 “오늘 경기에서 승리해 반등의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오늘 경기만 이긴다면 이어지는 슈퍼 매치와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도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의 의지는 선발 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상자와 체력 안배를 위해 빠진 선수들을 논외로 두고 U-22 자원인 서동한을 제외하면 수원이 가동한 선발 라인업은 최선이었다. 수원 입단 이후 첫 선발로 나선 뮬리치를 포함해 김경중, 김보경, 바사니, 이기제, 불투이스 등 주전들이 대부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초반 분위기도 좋았다. 수원은 전반 8분 이기제의 코너킥으로 제주 골문 앞에서 혼전 상황을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바사니의 선제골이 터졌다. 이기제의 날카로운 코너킥에서 시작된 선제골이었다. 수원이 보유한 최고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이기제는 이른 시간 선제골에 관여하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기제는 ‘양날의 검’이 되어 수원을 겨누기도 했다. 수원의 첫 실점 장면에서 이기제는 안현범에게 뒷공간을 허용했다. 안현범은 이기제의 뒤로 파고들었고, 이창민의 정확한 패스가 안현범에게 연결됐다. 안현범은 문전으로 쇄도하는 유리 조나탄에게 패스를 내줬고, 유리 조나탄은 공을 골문 안으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

이후에도 제주는 말 그대로 ‘대놓고’ 이기제가 있는 수원의 왼쪽을 공략했다. 안현범은 뒷공간을, 김주공은 이기제와 불투이스의 사이 공간을 노렸다.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자, 이기제는 평소처럼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 어려워했다. 수원은 김경중과 류승우의 위치를 바꿔 류승우에게 왼쪽 수비 지원 임무를 맡겼다. 그러나 수원의 왼쪽 측면 공격은 여전히 살아나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비슷했다. 교체로 들어온 박대원이 정승원을 대신해 오른쪽 측면 수비로, 정승원은 윙어 자리로 이동했다. 류승우는 전반전처럼 왼쪽 측면에서 수비를 도왔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했고, 수원은 세 번째 실점 이후 이상민을 교체로 투입해 왼쪽 수비로, 이기제를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로 옮겨 더욱 공격적으로 기용했다. 이기제는 후반전에도 예리한 킥을 선보였다.

앞서 서술했듯, 이기제는 수원이 보유한 최고의 무기다. 이기제의 날카로운 왼발 킥은 세트피스와 크로스 상황에서 상대에게 큰 위협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기제는 수비 상황에서 강점이 있는 선수가 아니고, 이기제를 공격적으로 기용하기 위해서는 선수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수원은 이기제의 강점 덕에 득점을 터트렸지만, 반대로 이기제의 약점에 실점을 내주기도 했다. 양날의 검이 되어 상대를 찌르고, 수원을 겨누기도 한 이기제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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