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득점 발판 된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염갈량이 서건창을 중용하는 이유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fake bunt & slush)'. 서건창의 번트를 하는 척하다가 강공으로 바꾸는 위장 전술이 제대로 먹혔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하향세가 뚜렷한 서건창을 중용한다. LG는 오랜 숙제인 2루수의 걱정이 있지만 염경엽 감독은 믿음의 야구로 34살 베테랑의 재기를 묵묵히 지켜본다.
주위에서는 타율 0.213 10안타 2도루 출루 0.231 OPS 0.529에 그치고 있는 서건창을 계속해서 기용하는 것에 대해 말들이 많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서건창은 염경엽 감독의 현란한 작전 야구를 가장 잘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는 타자다.
서건창은 2014년 넥센 히어로즈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염경엽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KBO리그 최초로 200안타(201개)를 달성하며 리그를 제패했던 선수다. 당시 서건창은 치고 달리고 못하는 게 없던 타자로 염경엽 감독의 원하는 야구를 완벽히 소화한 선수였다.
그리고 그들은 LG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 3-1로 앞선 4회말 무사 1, 2루에서 서건창이 타석에 들어섰다. 서건창은 번트 자세로 초구 볼을 잘 고른 다음 2구째 스트라이크 존으로 볼이 들어오자 번트 자세에서 강공으로 바꾸는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를 시도했다. 타구는 크게 튀며 1루수 양석환의 키를 넘겼고 2루수 이유찬이 커버를 했지만 공을 더듬으며 내야 안타가 됐다. 이때 2루 주자는 3루를 밟고 재빠르게 홈을 밟았다. 이후 박해민의 내야 안타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김현수의 3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7-1로 점수 차를 벌렸다.
염경엽 감독은 현란한 작전 야구로 두산 내야진을 흔들었고 그 중심에는 완벽한 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준 서건창이 있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염경엽 감독은 서건창을 중용한다. 타격감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하지만 작전 수행 능력은 기본기와 센스를 갖추고 있는 선수가 잘한다. 비록 현재 타격감은 떨어져 있지만 그의 기본기는 여전하다.
서건창은 지난 시범경기 13경기에서 타율 0.362 기록하며 타율 1위, 안타 1위였다. 충분히 재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제 염경엽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로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서건창.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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