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인텔처럼 될라"…삼성 '감산' 결정에 英 매체서 이병철 소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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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감산은) 안주하는 신호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정신을 되살려라."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감산 결정이 안일한 정서로 일관하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밀린 과거 인텔의 사례와 유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분위기에 비춰 이코노미스트지는 현재의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2010년대 후반 모습과 닮았다고 봤다.
이에 이코노미스트지는 삼성전자가 TSMC와 경쟁하면서 반도체 생산모델을 더 급진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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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감산은) 안주하는 신호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정신을 되살려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삼성전자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감산 결정이 안일한 정서로 일관하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밀린 과거 인텔의 사례와 유사하다는 판단에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삼성은 인텔 같은 방만함을 경계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전자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감산 결정이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삼성 오너일가가 현재에 안주하려고 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이 기대를 밑돌자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의 주가는 함께 올랐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지는 "경쟁사들의 주가가 함께 뛴 점이 흥미롭다"며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은 업계 1위 위상이 너무 편해 경쟁사들로부터 더 이상 사업을 빼앗으려는 욕구가 없는 것으로 비춰진다"고 꼬집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투자자 설명회에서도 과점 체제에 안주한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전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경쟁사들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려고 하기보다는 전체 D램 시장이 3배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만족하는 듯 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문사 뉴스트리트 리서치의 피에르 페라구 씨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 기술에서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혁신 우위를 일부 뺏겼다고 지적했다. 페라구는 "더는 생존을 위해 싸우지 않을 때 안주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비춰 이코노미스트지는 현재의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2010년대 후반 모습과 닮았다고 봤다. 과거 인텔이 첨단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밀리기 시작한 것이 현실에 안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역시 현재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지의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SMC와 생산 능력이 동일하고 반도체 설계에선 더 앞서 있을 수 있음에도 시장점유율이 정체돼 있다고 봤다.
또 2030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삼성전자의 목표가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도 지적했다. 지난달 한국 정부가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을 16% 이상으로 끌어올리기에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이코노미스트지는 삼성전자가 TSMC와 경쟁하면서 반도체 생산모델을 더 급진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스템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면서 위탁생산도 하는 구조는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어서 애플처럼 경쟁사이기도 한 고객들을 겁먹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삼성전자가 이병철 창업주 때의 초심을 되찾는 게 좋을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1983년 이 창업주의 '도쿄선언'으로 반도체 사업 진출을 발표할 때 "한국에는 원자재가 부족하지만 교육 받고 근면한 인력이 있다"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삼성전자는 투지 혹은 '무술과 같은 스타일'의 업무윤리로 경쟁을 뚫고 행진해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난공불락의 지위를 차지했다"며 "경기하강 때도 늘 최후의 생존자였고 남들이 어려울 때 시장점유율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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