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피의자 ‘기밀문서 접근’ 어떻게 가능했나 파악할 것 지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 정부 기밀문서 유출과 관련, 피의자인 21세 공군 일병이 어떻게 많은 군 비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파악하도록 주무 부처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방문 후 귀국길에 오르면서 기자들에게 “나는 첫 번째로 그(피의자)가 애초에 왜 (기밀문서에) 접근권이 있었는지 근본 원인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다”며 “두 번째로는 일이 어느 정도까지 발생했는지 폭 넓게 집중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조사에 대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일랜드 방문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오르면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정부 기밀을 유출해 세계적인 파문을 불러 일으킨 미 공군 주 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21) 일병은 체포된 지 하루 만인 이날 법정에 출석했다. 테세이라 일병에게 적용된 혐의는 국방 정보의 미승인 보유 및 전송, 기밀 문건·자료의 미승인 반출 및 보유 등이다.

가장 큰 의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했듯 군 경력이 짧고 계급이 낮은 테세이라 일병이 가기밀에 접근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느냐이다. 정부 주요 요직에 있지 않더라도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접근이 가능할 정도로 미국의 기밀 관리 체계의 구멍이 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가 모두 테세이라 일병 한 사람에게서만 나온 것인지, 그 정보의 어느 정도가 사실 혹은 조작된 것인지 등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도 “군과 정보 당국에 민감한 정보의 배포를 제한하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며 “유출된 문건의 유효성을 여전히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유출된 미 정부 문건에는 미 정보 당국이 중국 정찰풍선과 비슷한 물체를 최대 4개 더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이는 테세이라 일병이 온라인 채팅 서비스 디스코드에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가지리정보국(NGA)이 2월 15일자로 작성한 것으로 적힌 한 보고서를 보면, 미 정보 당국이 ‘킬린-23’이라고 부르는 중국 정찰풍선과 함께 ‘벌저-21’과 ‘아카르도-21’로 이름 붙인 이전의 풍선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다. 2월 15일은 미국이 동부 해안 상공에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이후 10여 일 지난 시점이다.

또 다른 보고서에는 다른 정찰풍선이 미 항공모함전단 상공을 비행했으며, 또 다른 정찰풍선 1개도 남중국해에 추락한 적이 있다는 설명이 담겼다. 이들 정찰풍선의 경우, 이름과 발사 날짜는 적혀 있지 않았다.

보고서 내용 대로 정찰풍선이 항모전단 상공을 비행했다면 미 공화당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첩보활동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질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구심이 확대될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