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차에 혼자 놀라 '꽈당'…한문철 "흰색선에 멈췄는지가 제일 중요"

문영진 2023. 4. 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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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을 걷고 있던 노인이 다가오는 차를 보고 놀라 넘어진 '비접촉 교통사고'를 두고 운전자 과실을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비접촉 교통사고는 물리적 충돌이 없어도 사고 자동차의 특정한 행위가 보행자의 피해를 유발한 사고를 말한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르면 비접촉 교통사고의 경우 보행자가 운전자의 과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고 운전자가 직접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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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골목길을 걷고 있던 노인이 다가오는 차를 보고 놀라 넘어진 ‘비접촉 교통사고’를 두고 운전자 과실을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비접촉 교통사고는 물리적 충돌이 없어도 사고 자동차의 특정한 행위가 보행자의 피해를 유발한 사고를 말한다.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차량을 피하려다 구조물을 들이받거나 보행자 또는 자전거가 차량 불빛, 경적 등에 놀라 넘어지는 사고가 이에 해당한다.

15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차량의 횡단보도 진입 여부가 핵심이다”라는 의견을 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최근 ‘카니발 보고 놀란 할머니 어깨 골절. 블박차 잘못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카니발 운전자 A씨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사건은 지난 1일 오후 6시 20분쯤 한 아파트 단지 인근의 횡단보도에서 발생했다.

A씨는 제한속도 시속 30㎞인 이 구간에서 규정 속도 이하로 주행 중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A씨가 언덕길을 올랐다가 내리막에 막 접어드는 순간, 전방에 고령의 여성 B씨가 길을 건너는 것을 보고 횡단보도 앞에서 차를 멈춰 세웠다. B씨는 달려오는 차를 보고 놀란 듯 잰걸음 하더니 발이 꼬여 그대로 넘어졌다.

A씨는 “골목 주행 중 할머니께서 제 차량을 보고 급하게 피하려다 넘어지셔서 어깨 골절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며 “수술해야 한다고 보험접수 해달라고 하시는데 제 과실이 있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도 “경적도 울리지 않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연을 접한 한문철 변호사는 현장 인근의 CCTV 영상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횡단보도를 표시하는 하얀색 선이 많이 지워져 잘 보이지 않지만, 원래 이곳은 횡단보도다. 이와 관련해 한 변호사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정지선 앞에 정차해야 하고, 정지선이 없으면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야 한다”면서 “A씨가 정차한 횡단보도에는 정지선이 없다. 만약 차량이 흰색선으로 진입했다면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르신 입장에서는 차가 다가오는 모습에 놀랄 수 있다”면서 “비록 접촉 사고는 아니지만 A씨에게 과실이 있을 수 있다. CCTV 분석이나 실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비접촉 교통사고는 각 사안마다 현장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기 때문에 운전자 책임 범위가 논란이 되곤 한다. 최근에는 CCTV와 차량 블랙박스 증가로 비접촉 사고 가해 차량의 과실이 입증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르면 비접촉 교통사고의 경우 보행자가 운전자의 과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고 운전자가 직접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운전자의 과실 여부가 애매하다고 해서 운전자의 무과실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기에 민사적 손해배상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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