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먹을 각오하고 올인"..'킬링 로맨스' 이원석 감독의 뚝심[★FULL인터뷰]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킬링 로맨스'의 연출을 맡은 이원석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 분)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
'남자사용설명서'(2013)와 조선시대 왕실의 옷을 만들던 '상의원'을 소재로 그려 낸 로맨스 사극 '상의원'(2014) 등의 영화로 '이원석 유니버스'를 구축해 온 이원석 감독은 '세상에 없던 영화'인 '킬링 로맨스'로 컴백을 알렸다.
이날 이원석 감독은 "제가 준비하는 영화들은 대체로 난해했는데 이 대본은 깔끔하고, 안정적이었다. 너무 재밌었다"며 "코미디를 하기엔 역설적인 내용이었는데 이병헌 감독의 '바람 바람 바람'을 참고했다. 내가 코미디의 교본이라고 말하는 영화인데 코미디를 할 수 없는 소재를 사용해 모든 종류의 코미디가 나온다. 저는 동화라는 장르를 가져오고자 했다. '만약'이라는 말은 마술이라고 생각한다. 받아들이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사람의 상상력이 더 넓어지는 것 같고, '왜?'라는 질문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남자사용설명서'를 통해 독보적인 장르를 선보였던 이원석 감독은 "상업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에 더 많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명 '병맛' 코드를 빼는 작업이 힘들었다. 요즘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서 웃는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속도가 중요한 것 같더라. 우리가 아는 병맛보다 더 많이 진화한 것 같다. 느리게 가는 코미디는 최대한 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시사 이후 아내와 아이가 싸웠다. 아내는 (영화를) 이해 못했고, 고등학생 1학년 딸은 너무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 딸이 밥 먹다가 엄마를 '꼰대'라고 불렀다. 재밌는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생각했다"며 "이런 영화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영화에 대해서 떠들고 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게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는 전체적인 느낌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원래 감독들에게는 아내나 가족이 가장 어려운 관객이다. '남자사용설명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내는 전체적으로 제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웃었다.
이원석 감독은 배우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이) 하늬 씨는 영화를 보다가 울더라. 저랑 이선균 배우가 '그렇게 창피하냐'라고 농담했던 기억이 있다. 저도 어제 보면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하늬, 이선균, 공명까지 이 배우들과 '킬링 로맨스'를 함께하게 된 것은 이원석 감독에게 '마법' 같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우들이 안 할 거라고 생각했다. 대본이 나왔을 때 '여래' 역할은 무조건 이하늬 씨라고 생각하고 대본을 드렸다"며 "동화 속 성에 갇혀 사는 듯한 공주 같은 역할을 누가 연기할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이하늬 씨밖에 생각이 안 났다. 정극부터 코미디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뻔뻔하고 자연스러우면서 아름다움까지 갖춘 배우는 이하늬 씨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선균 씨한테 대본을 드렸을 때가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 직전이었다. 심지어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고, 이선균 씨 입장에서는 이 영화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하겠다고 하더라"라며 "저에게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선균 씨는 원래 제가 좋아했던 배우고, '킬링 로맨스'는 대중의 기대에서 어긋나는 사람과 하고 싶었다. 그게 이선균 씨였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대박 났을 때 이선균 씨 보면서 다른 역할을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실 현장에서는 이선균 씨를 걱정했다. 분장팀 팀장님이 '나의 아저씨'의 열혈 팬이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또 선균 씨한테 '내가 그렇게까지 하라고 얘기한 거 아니다'라고 못 박기도 했다"고 웃었다.
이렇듯 '킬링 로맨스'를 통해 9년 만에 돌아온 이원석 감독은 "이 영화는 신기하다. 너무 많은 사람이 욕먹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올인했다. '이 영화는 해야 해'라는 마음으로 뭉친 것 같다"며 "영화를 찍으며 몇 달을 함께하지 않나. 저에게도 배우들에게도 좋은 추억, 재밌는 경험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코미디 영화는 실제 현장도 즐거워야 한다. 그래서 어렵기도 하지만, 즐거운 분위기가 영화에 다 녹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저는 모든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싶다. 근데 저는 모두의 사랑을 받는 영화를 만들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킬링 로맨스'도 저는 러블리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믿고 있는 거다. 이 영화를 싫어하시는 분들의 의견도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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