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65층, 강남 50층…재건축 높이계획 왜 지역마다 다를까? [부동산 이기자]
용도지역 따라 달라지는 용적률
그런데 야심차게 내놓은 계획안을 살펴보면 ‘아파트를 몇 층까지 올리겠다’는 목표가 지역마다 제각각 다른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디는 65층 이상도 지을 수 있는데, 어디는 5층 이상 세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요?
답은 ‘용도지역’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토지는 쓰이는 용도가 기본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귀한 땅을 효율적으로 쓰도록 만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도시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등으로 나뉘어요. 이런 구분을 용도지역이라고 합니다. 가령 인구가 950만 명에 달하는 서울은 모든 지역이 도시지역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곳은 용도지역이 제1종 일반주거지역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선 4층 이하로만 건물을 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에서 허용해주는 용적률도 200% 이하로 낮습니다. 내가 고층 빌딩을 짓고 싶다면 이 지역 땅은 사면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용적률이 120%로 똑같은 2개 단지가 있다면 용도지역을 꼭 살펴보길 권합니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법에서 정한 최고 용적률이 250%고,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300%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상태 그대로 재건축을 한다면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한 아파트가 더 높게, 더 넓게 지어질 수 있습니다. 사업성이 훨씬 좋다는 의미입니다.
요즘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한 서울 아파트 단지들은 최고 층수를 50층까지도 높인 재건축 계획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강남구 대치미도 아파트와 서초구 신반포2차 아파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서울시가 올해 들어 건축물 최고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한 규제를 폐지하자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나섰습니다.
여의도 재건축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최근 서울시는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용도지역을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두 단계나 올려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덕분에 한양아파트는 최고 층수를 54층까지 하는 재건축 계획안을 마련했습니다. 대신 서울시는 핀테크 스타트업 사무실 등을 공공기여로 받을 계획입니다. 서울시가 여의도를 금융 중심지로 만들고 싶어 하거든요.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용도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올라 최고 65층까지 재건축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시는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해줄테니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란 입장입니다. 한강으로 이어지는 입체보행교를 공공기여로 받을 계획입니다. 앞으로 여의도 아파트 단지는 대부분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종상향이 될 분위기입니다. 여의도가 초고층 건물이 즐비한 미국 뉴욕의 맨하튼 같이 변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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