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영진아’ 김광현 이후 처음… SSG, 이제 남의 유망주 부러워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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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후 5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SSG는 적어도 이 기간 성적만큼은 타 팀을 크게 부러워 할 일이 없었다.
롱릴리프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었던 송영진은 이날 5이닝 동안 4사구 3개를 내줬을 뿐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은 반면,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 역투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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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07년 이후 5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SSG는 적어도 이 기간 성적만큼은 타 팀을 크게 부러워 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유망주에 대한 목마름은 적지 않았다. 남들이 ‘초대형 신인’에 환호할 때, SSG는 상대적으로 베테랑에 의존하는 야구를 했다.
성적이 계속 꾸준히 좋았기에 신인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밀렸고, 설상가상으로 인천 팜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하면 좋지 않았다. ‘특급 대어’를 손에 넣지 못한 셈이다. 근래에는 신인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며 몸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것도 팀 기조였다. 고졸 신인 선수들이 데뷔 첫 해 4월부터 활약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오래 묵힌 선수들이 군 복무를 거쳐 차근차근 성장해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게 이 팀의 정석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팬들이 다른 팀들의 유망주를 부러워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SSG의 1‧2라운더들이 시즌 초반 맹활약을 펼치며 타 팀 신인들을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1라운드 지명자인 우완 이로운, 2라운드 지명자인 우완 송영진이 팀의 호성적을 뒤에서 미는 임무를 톡톡히 하고 있다. SSG 역사에서 고졸 신인 두 선수가 4월부터 이렇게 맹활약하는 건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이로운이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3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것에 이어, 14일에는 어깨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간 김광현을 대신해 선발 등판한 송영진이 최근 상승세였던 NC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서며 감격의 데뷔승을 거뒀다. 롱릴리프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었던 송영진은 이날 5이닝 동안 4사구 3개를 내줬을 뿐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은 반면,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 역투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와이번스-랜더스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고졸 신인이 선발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건 2005년 이승호 이후 처음이다. 그 이승호의 선발승도 5월에 이뤄졌다. 송영진 이전에 고졸 신인이 시즌 초반인 ‘4월’에 ‘선발’로 나서 ‘5이닝 이상’을 던진 건 2007년 4월 19일 인천 KIA전에서의 김광현이다. 당시 김광현은 8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며 자신의 이름을 KBO리그에 알리기 시작했다.
첫 선발 등판이 큰 부담이 될 법했지만 평소 당당한 성격대로 잘 던졌다. 오히려 불펜에서 롱릴리프로 뛸 때에 비해 구속이 떨어지지 않았고, 더 많은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지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마치 ‘나는 선발 체질이야’라고 코칭스태프에 어필하는 것 같았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송영진의 구사율은 포심패스트볼 51.2%, 슬라이더 23.2%, 커브 17.1%, 그리고 스플리터 8.5%였다. 불펜에서 뛸 때는 포심과 슬라이더 구사 비율이 높았는데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할 선발로 뛸 때 커브와 스플리터 비율이 더 높아졌다. 가지고 있는 능력을 마음껏 보여준 셈이다. 여기에 우타자 바깥쪽 기준으로 모든 구종들의 커맨드까지 잘 됐다. 신인이라고 보기에 믿기 어려운 투구였다.
구속도 인상적이었다.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82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구속 저하가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4~5회 들어 구속이 조금 떨어졌음에도 이날 트랙맨 기준 포심 평균 구속은 시속 147.7㎞에 이르렀다. 최고 구속은 무려 151.4㎞였다. 슬라이더 구속을 조금 더 높였으면 하는 바람과 주문도 풀어가는 양상이다. 이날 슬라이더 최고 구속은 138.4㎞에 이르렀다. 스플리터 평균 구속은 134.6㎞, 커브는 128.1㎞로, 추후 이 구종들 사이의 구속 차이를 조금 더 둘 수 있다면 더 좋은 투구도 기대할 수 있다. 승패를 떠나 팬들의 배가 부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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