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급작스럽게 찾아온 기회, 신이슬은 놓치지 않았다

손동환 2023. 4. 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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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3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2월 23일 오후에 진행됐고, 삼성생명 그리고 신이슬과 관련된 기록은 인터뷰 시각 기준이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삼성생명은 트레이드와 드래프트 지명권을 통해 여러 미래 자원을 끌어모았다. 미래 자원을 바탕으로, 팀의 현재를 만들었다. 일명 ‘리빌딩’.
하지만 미래로 생각한 두 명의 선수(이주연-키아나 스미스)가 시즌 아웃됐다. 삼성생명의 현재와 미래 모두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주변의 우려와 내부적으로 했던 걱정을 어느 정도 없앴다. 주어진 기회를 붙잡은 신이슬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가 되기 위한 준비
신이슬은 2018~2019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3순위로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2020~2021 챔피언 결정전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했다. 그 결과, 드래프트 동기들 중 가장 먼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삼성생명은 우승 후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신이슬은 삼성생명의 미래에 포함됐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의 기대 아래 경험치를 듬뿍 받았고, 여러 미래 자원 중에서도 효용 가능성 높은 이로 평가받았다. 삼성생명의 현재가 될 가능성도 높았다.
2022년 8월에 열렸던 박신자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경기 평균 30분 10초 동안 16.3점 4.3어시스트 2.5리바운드에 1.5개의 스틸로 맹활약했다. 메인 볼 핸들러로서 삼성생명에 박신자컵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2022년 여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예전 비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비시즌 루틴에 맞게 움직였던 것 같아요. 훈련도 하고, 비시즌에 열리는 대회에도 출전했죠.
박신자컵 퍼포먼스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전 박신자컵과는 어떤 게 달랐나요?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했던 언니들이 박신자컵 명단에서 빠졌어요. 제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경기를 이기면서 욕심도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더 자신 있게, 더 공격적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데뷔 후 처음으로 박신자컵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박신자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별로 없었어요. 재작년에도 결승전에 갔지만, 하나원큐한테 졌고요. 그래서 이번 박신자컵도 계속 이길 줄 몰랐어요.(웃음)
박신자컵 후에는 어떤 것들을 준비하셨나요?
박신자컵 때 잘됐던 공수 움직임을 최대한 생각했어요. 공격 같은 경우, 더 자신 있게 쏘되, 빼줘야 할 때 빼주는 걸 생각했어요. 그리고 수비 로테이션과 토킹 등 팀 수비에도 신경 썼어요. 그런 점들을 정규리그에서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로 거듭나는 시간
신이슬은 이전보다 더 독하게 준비했다. 삼성생명의 전력도 한층 강화됐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전력 강화가 신이슬에게는 썩 좋지 않았다. 신이슬이 이겨내야 할 경쟁자가 늘어났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이슬과 비슷한 포지션의 선수가 경쟁자로 나타났다. 키아나 스미스였다. WNBA 경력을 지닌 키아나 스미스는 2022 WKBL 신입선수선발회 1순위로 삼성생명에 입단했고, 삼성생명은 키아나 스미스를 핵심 전력 중 하나로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슬은 이전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았다. 20분 이상 뛰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키아나 스미스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키아나 스미스 덕분에, 많은 시간을 뛰었다고 생각했다.

키아나 스미스가 새롭게 합류했습니다. 경쟁 구도에서는 썩 좋지 않은 요소였는데요.
키 언니(삼성생명 선수들은 키아나 스미스를 ‘키’로 부른다)는 1~2번 모두 소화할 수 있어요. 키 언니가 들어온다고 해도, 저는 키 언니의 공격력을 살려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또, 상대 수비가 키 언니 쪽으로 몰리기 때문에, 제 찬스가 더 많이 생길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키 언니의 가세가 저한테는 긍정적으로 다가왔어요.
말씀하신 대로, 신이슬 선수가 많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20분 이상 코트에 있는 경기가 많아졌는데요.
지난 시즌보다 코트에 많이 나선 건 맞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벤치에서 경기를 많이 나섰다는 겁니다. 그래서 코트 밸런스를 잡기 어려웠어요. 게다가 제가 나가는 시간에 따라, 제 역할이 달라졌어요. 그런 점들을 생각하고 이행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삼성생명은 시즌 초반부터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닥공’(공격에 치중하는 농구)이 잘 됐어요. 빼줘야 할 때 빼주는 것도 말씀하셨지만, 쏘는 것만큼은 터치하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더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었죠.
또, 앞선 수비가 뚫려도 뒷선 자원들이 도와줬어요. 저 같은 앞선 자원들은 상대 슛에 집중하면 됐죠. 상대 슛 기회를 막았기 때문에 리바운드를 많이 잡았고, 리바운드를 해서 속공을 많이 했어요. 수비와 리바운드가 잘 된 게, 공격 상승세로 연결된 것 같아요.

너무 큰 악재=너무 큰 기회?
삼성생명은 사실 전력 이탈을 안고 2022~2023시즌에 임했다. 핵심 볼 핸들러이자 핵심 수비수인 윤예빈이 또 한 번 전방십자인대를 다쳤기 때문.
삼성생명의 악몽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주연과 키아나 스미스가 2022년 12월 26일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동시에 다친 것. 이주연은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키아나 스미스는 왼쪽 무릎 슬개건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볼 핸들링과 앞선 수비를 맡아야 할 이들이 동시에 이탈했다. 신이슬이 비어있는 두 자리 중 하나를 메워야 했다. 부담감이 컸다. 그러나 긍정적인 것도 있었다. 두 선수의 부상이 신이슬에게 큰 기회였다는 점이다.

이주연 선수와 키아나 스미스 선수가 동시에 다쳤습니다.
부상이 한꺼번에 나오다 보니, 다들 소극적으로 변했어요.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았죠. 저 역시 ‘어떻게 하지? 뭐부터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흘러가는 대로 하려고 했어요. 그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이슬 선수가 이주연 선수와 키아나 스미스 선수를 대체해야 했습니다. 어떤 것들을 생각하셨나요?
드리블-패스-슈팅 모두 적극적으로 하되,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해야 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공격적인 플레이해야 할 때와 안정적으로 플레이해야 할 때를 구분하는 것도 그랬고요.
다른 백 코트 자원인 조수아 선수를 이끌어야 했습니다. 부담감이 더 컸을 것 같아요.
(조)수아랑 같이 뛰면, 수아가 1번을 봐요. (수아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볼을 받으러 수아한테 더 가까이 갔어요. 서로 다독여주고, 서로 도와주려고 했어요. 부담은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퓨쳐스리그와 박신자컵에서 함께 뛰어봤습니다. 그게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상대 진영으로 전진할 때, 저와 수아가 볼을 잘 분담해요. 세트 오펜스를 할 때에는 스크린으로 파생될 수 있는 공격도 잘 봐주고요. 그것 외에도, 전체적인 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생애 첫 MIP의 비결은 ‘의무감’?
이주연과 키아나 스미스가 이탈한 뒤, 삼성생명을 둘러싼 주변 여건이 요동쳤다. KB스타즈는 박지수의 복귀로 상승세를 탔고, 또 다른 플레이오프 경쟁자인 신한은행이 자신만의 컬러로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신이슬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의 생각을 퍼포먼스로 보여줬다. 4라운드 5경기에서 경기당 26분 27초 동안 7.2점 4.2어시스트 3.2리바운드에 1.4개의 스틸과 3점슛 성공률 41.2%(7/17)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동안 팀 내 3점슛 성공 및 어시스트 1위. 그 결과, WKBL 데뷔 후 처음으로 라운드 MIP(기량발전상)를 받았다. 삼성생명의 순위 싸움에도 큰 보탬이 됐다.

4라운드 경기력이 돋보였습니다. 이전 라운드와는 어떤 게 달랐을까요?
그냥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 생각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4라운드 MIP를 받았습니다. 프로 데뷔 첫 ‘라운드 MIP’였는데요.
연패 기간 중이었기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 더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제가 받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런 이유 때문에, 더 기뻤던 것 같아요.
좋은 성과를 냈음에도, 자신을 반성하는 인터뷰 내용이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제가 받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제가 잘했다는 생각도 전혀 안 들었고요.(웃음)

신이슬의 달리기, 멈춰서는 안 되는 이유
신이슬이 4라운드에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삼성생명은 이를 발판으로 치고 나갈 힘을 얻었다. 힘을 얻은 삼성생명은 5라운드 마지막 4경기를 모두 이겼다. 신이슬과 인터뷰를 할 때, 삼성생명의 순위는 2. 삼성생명의 상승세는 그만큼 놀라웠다.
물론, 삼성생명이 가야 할 길은 멀다. 자력으로 2위를 하려면, 먼저 남은 경기를 다 이겨야 한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다고 해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최후의 한 팀만 웃을 수 있는 무대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이슬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남은 시즌을 위해 신발끈을 꽉 묶었다.

삼성생명이 단독 2위로 올라섰습니다.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다들 (공격) 해야 할 때 하고, 줄 때 잘 줬어요. 리바운드 참여 또한 이전보다 늘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유 덕분에, 저희가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 같아요.
2위를 거머쥐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2위 경쟁자인) BNK나 신한은행과의 경기가 중요하겠지만, 부담감을 가지지 않으려고 해요. 대신,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상대보다 볼에 더 집착해야 해요. 전력이 비슷한 팀의 승부는 사소한 것 하나에서 갈리거든요.
2022~2023시즌도 끝이 보입니다. 신이슬 선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공수 모두 안정감을 주는 가드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에 꼭 가고 싶어요. 다른 선수들도 챔피언 결정전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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