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사현장, 시멘트 부족에 곳곳 지연·중단
“시멘트를 구하지 못해 일손을 놓을 지경입니다.”
14일 오후 4시께 인천 중구 중산동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한창 레미콘을 부어가며 계속 아파트 층이 올라갔어야 했음에도 현재 공사 진행상황은 4층, 5층에서 멈춰서 있었다. 시공업체가 시멘트를 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골조가 올라가야 다음 공정으로 넘어갈텐데, 시멘트가 부족해 제자리 걸음인 상황이었다.
이곳 현장은 하루 평균 15t 레미콘 트럭 200여대가 들어와야 하지만, 이날은 고작 33대(16.5%)만 들어왔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시멘트 부족을 감안해 1일 공사량을 줄여 놓았지만, 그래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공사를 중단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날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 아파트는 내년 2월 입주 예정이지만, 현재 3개월 이상 공기가 늦어졌다. 지난주에는 최소 레미콘 트럭 250대 분량인 1천500㎥의 시멘트가 필요했었지만, 고작 절반 정도만 확보하는 데 그쳤다. 당연히 공사도 계획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현장 관계자는 “‘입주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입주예정자들의 전화도 자주 걸려온다”고 토로했다.
인천지역 공사현장 곳곳에서 시멘트가 부족으로 공기 지연 등을 겪으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와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지역 건설현장 18곳을 조사한 결과 11곳(61%)이 시멘트 부족으로 공사가 늦어지거나,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멘트 부족 사태는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 아파트 콘크리트의 품질 기준을 높이면서 비롯됐다. 레미콘에 들어가는 시멘트의 양이 12~15% 늘어나면서 시멘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전국 시멘트 업체들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연료를 바꾸는 공장 수리에 들어가면서 공급 차질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 현장은 시멘트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인천지역 공공기관 발주 현장 10곳 모두 공사 중단이나 지연을 반복하고 있다. 시멘트 공급 업체들이 민간 공사현장에서는 더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어 그나마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발주 현장은 조달청 발주 가격에 묶여 있는 탓에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아직은 시멘트 부족으로 인한 공사 지연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시멘트 부족 사태가 더 심각해지면 공사기간 연장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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