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못 돌려받을라” 임차권 등기 신청, 처음으로 月 3000건 돌파
최근 전셋값 하락과 전세 사기 등의 여파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늘면서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건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차권 등기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고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이사를 나간 후에도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있음을 명시하는 것으로, 이것이 있어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15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에 대한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3414건으로 전월(2799건) 대비 22% 늘었다. 1월(2081건) 대비로는 64% 급증했다.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2019년 4월 1009건을 마지막으로 계속 월 1000건을 밑돌았다. 하지만 작년 8월(1043건) 다시 1000건을 돌파한 뒤 계속 증가해 올해 1월엔 2000건을 넘겼고, 지난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3000건을 넘긴 것이다.
지역별 임차권 등기 신청은 서울이 1076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1004건), 인천(719건) 등 수도권이 2799건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이는 수도권 전세 시장의 가격 하락 폭이 지방보다 훨씬 더 크고, 전세 보증 사고 역시 수도권에 집중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임차권 등기는 소송을 제외하고는 세입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다. 그런 측면에서 이 같은 증가세는 임대인과의 협상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세입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서울 강서구(256건), 경기 부천시(223건) 인천 미추홀구(183건) 등 전세 사기 피해가 몰린 지역의 임차권 등기 신청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았다는 점에서 전세 사기에 대비하려는 취지의 신청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앞으로도 전세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임차권 등기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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