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요?”… 주민센터의 황당 실수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대전 지역에 사는 한 90대 노인이 공무원의 황당한 실수로 열흘간 사망 상태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7일 세종시에 사는 김모(64)씨는 어머니를 모신 요양병원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어머니 장모(93)씨가 전산 상 사망한 사람으로 나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비가 입금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요양원 직원에게 “멀쩡히 살아계신 어머니가 사망 처리 됐다니 무슨 소리냐” 따졌지만 돌아온 답은 ‘우리도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 3일 김씨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망 신고를 세종시청에 접수했다. 김씨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대전 지역의 같은 요양병원에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인근의 주민센터 직원이 행정 처리를 하다 실수로 아버지 대신 어머니를 사망신고 한 것이다. 그 착오로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아버지 대신 어머니의 요양비 지급을 중단시켰다.

김씨가 항의하자 해당 주민센터 직원은 거듭 김씨에게 사과했고 곧바로 정정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일주일이 지난 14일이 되어서야 어머니에게 요양비를 다시 입금했다. 김씨가 재차 요양비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항의 전화를 한 다음이다. 담당 직원은 ‘사망 처리를 하는 부서와 요양비를 지급하는 부서가 다른데, 우리 부서로 해당 내용이 인계가 되지 않았다’고만 했다.

김씨는 “멀쩡히 살아계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와서 무슨 소리인가 깜짝 놀랐다”며 “사망 처리 실수도 황당한데, 그 실수를 바로잡고도 어머니의 요양비 입금을 해주지 않다니 국가 시스템이 이렇게 허술해도 되는 것인지 황당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