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가려워요”...모텔 침대에 벌레 ‘득실’, 지자체 나섰다
구청 관계자는 “A씨의 민원을 접수해 현장 조사 예정이다. 절차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리게 될 것 같다”며 “관내 숙박업소들에 대해서는 1년에 한 번 서울시와 합동 점검을 하고 불시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고 15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사건이 공론화된 건 투숙객 A씨(30대)가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모텔 이용 후기를 올리면서다.
A씨는 지난 1일 서울 한 건설 공사 현장의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동료들과 출장을 와서 모텔에 투숙했다. 그는 5층에 묵었고 다른 동료 2명은 2층에 방을 잡았다.
그런데 3일째부터 두드러기가 올라오더니 5일째 그 상태가 심해졌고 9일째는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져 근처 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 치료받았다. 두드러기가 생긴 부위는 옷을 걸치지 않아 침대 시트와 맞닿은 엉덩이, 목, 팔, 다리, 얼굴 등이었다. 의사는 진드기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촬영한 3개의 영상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의 사연이 언론에도 보도되면서 파장은 더 커졌다. 당시 모텔 측이 ‘병원비는 대주겠지만 환불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내용까지 전해지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두드러기 때문에 간지럽고 따끔거려 이틀 동안 아예 일을 못 했고 병원에서 약과 주사를 처방받아 계속 치료를 했지만, 현재까지도 두드러기 증세가 다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는 모텔 측에 이틀간 일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임금 손실과 두드러기 피해에 대한 위로금을 요구했으나 모텔은 여전히 병원비만 물어주겠다는 입장이다.
A씨는 문제의 모텔을 관할 구청 공중위생 담당과에 신고했으며 과실치상 등으로 형사 고소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두드러기가 환절기 면역력 저하 때문일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너무 심해졌다. 모텔 사장은 벌레가 나온 시트를 보여줬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면서 “비슷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모텔 측은 정기적으로 청소와 소독을 하고 손님이 바뀔 때마다 침대 시트를 갈아주지만, 장기 투숙객이 묵는 방의 경우 청소와 소독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벌레는 A씨 방에서만 나왔고, 그의 동료 등 다른 고객이 묵은 방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모텔 사장은 “두 달에 한 번씩 객실 소독을 하지만 장기 투숙객이 많아 제때 청소를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청소를) 더 열심히 안 한 점이 있다”면서 “A씨가 묵은 방의 침구류는 모두 버리고 벌레 청소와 정밀 소독을 진행했다. 벌레는 집먼지진드기라고 들었다”고 매체에 설명했다.
이어 “A씨에게 병원비를 물어주고 모텔에 계속 더 묵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는데 일당 손실과 위로금을 요구한다. 20년 이상 영업을 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A씨가 세균을 옮겨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번 일을 계기로 소독을 더 강력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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