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페리는 '제2의 설린저'가 될 수 있을까, 현실은 과연 [김 용의 KBL PUB]

김용 2023. 4. 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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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는 '제2의 설린저'가 될 수 있을까.

급하게 레지 페리라는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다.

페리가 '제2의 설린저'가 돼주기를.

이런 점들을 감안해도 페리가 '제2의 설린저'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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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페리는 '제2의 설린저'가 될 수 있을까. 1차전을 치르고 난 후 그 전망은?

창원 LG 세이커스의 이번 시즌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정규리그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조상현 감독과 함께 한 첫 시즌 180도 달라진 팀 컬러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모두가 LG의 탄탄한 조직 농구에 박수를 보냈다. 플레이오프에서 승산도 있어 보였다.

그런데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팀의 기둥 아셈 마레이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 뛸 수 없다는 판정이 내려진 것이다. 그나마 4강에 직행해 다른 팀들이 6강을 치르는 동안 시간이 있었다. 급하게 레지 페리라는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다. LG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기대를 모은 건 페리가 미국프로농구(NBA) 무대 등에서 이름값이 있는 선수라는 것이었다. 공격력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니 생각나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제러드 설린저. 2020~2021 시즌 플레이오프는 그야말로 설린저의 독무대였다. 화려한 커리어로 잘 할거란 예상은 많았지만, 수준 차이가 '넘사벽'이었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를 다했다. 설린저 덕에 김승기 감독이 우승 타이틀을 한 번 더 달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압도적이었다. 역대 최초 플레이오프 10전승 우승이라는 믿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

LG는 기대를 했을 것이다. 페리가 '제2의 설린저'가 돼주기를.

그렇게 열린 1차전. LG는 전반 기선을 제압하는 듯 했지만 후반 SK의 뒷심에 밀리고 말았다. 페리도 2쿼터 11점을 몰아치며 기대감을 심어줬지만 후반에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이미 경기가 끝난 4쿼터 막판에야 3점슛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설린저는 페리와 달리 정규리그 후반 몇 경기 적응할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 KGC 선수 구성도 설린저와 합이 딱 맞은 측면이 있었다. 설린저가 마음껏 자신의 농구를 할 수 있도록 나머지 선수들이 지원했다. 페리는 이날이 낯선 KBL 무대 첫 경기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도 페리가 '제2의 설린저'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페리는 평가대로 1대1 공격 능력이 수준급인 선수로 보인다. 슛 터치도 좋고, 기술도 있어 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 설린저는 자신이 할 때 하고, 동료들을 살려줄 때는 살려주는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페리는 자신의 공격에 특화된 선수. 이런 유형의 선수가 팀을 이기게 하려면 혼자 40점 이상 미친 듯 상대 림을 폭격해야 한다.

LG는 이재도, 이관희 앞선의 파괴력이 좋은 팀이다. 두 사람의 2대2 플레이가 공격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것도 마레이의 스크린이 있어야 빛을 발한다. 마레이 없이 페리가 외곽에서 혼자 공격을 하면, 이재도와 이관희의 위력이 사라진다.

여기에 수비도 문제다. SK가 LG에 고전한 건 힘, 높이가 좋은 마레이가 SK 자밀 워니와 대등한 싸움을 벌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페리, 단테 커닝햄으로는 골밑이 워니 독무대가 된다. 1차전 워니쪽을 신경쓰니 최부경이 계속 쉽게 골밑 득점을 한 부분을 눈여겨 봐야 한다.

또 마레이는 경기당 1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해줬다. SK전 리바운드 싸움에서 매번 앞설 수 있는 힘이었다. 그게 사라지니 LG도 한계에 부딪힌다.

1차전을 지켜본 한 농구인은 "수비 중심의 팀이, 선수 교체로 단기간에 공격의 팀으로 바뀐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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