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45년 만의 여성 우승자, 아브제예바 “쇼팽 음악 한국 관객들과 공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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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항상 저희의 이상을 상기시키며, 결국 평화를 위한 우리 모두의 마음을 결속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쇼팽 콩쿠르 여성 우승자로 주목받았지만, 아브제예바는 평소 "음악 앞에서 나는 여자도 남자도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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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항상 저희의 이상을 상기시키며, 결국 평화를 위한 우리 모두의 마음을 결속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러시아 출신 세계적 피아니스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38)는 최근 루체른 실내악 페스티벌에서 바이올린 거장 안네 소피 무터와 우크라이나 구호 기금 연주회를 할 당시 이런 마음가짐으로 연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5년마다 열리는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의 조성진(2015년·제 17회) 직전(2010년·제 16회)에 우승했다. ‘피아노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82) 이후 45년 만에 탄생한 쇼팽 콩쿠르 여성 우승자다. 당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잉골프 분더와 다닐 트리포노프도 제쳐 전 세계 이목을 끌었다. 아브제예바는 아르헤리치와 관련해 “(그녀처럼)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게 매우 행복하고 감격스럽다. 특히 쇼팽 콩쿠르에 참가했을 때 아르헤리치가 심사위원 중 한 명이어서 더욱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며 “이후 그녀와 함께 대화를 하고 음악에 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큰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쇼팽 콩쿠르 여성 우승자로 주목받았지만, 아브제예바는 평소 “음악 앞에서 나는 여자도 남자도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가 턱시도 차림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도 오로지 음악가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듯하다.
쇼팽 콩쿠르 우승 당시 ‘쇼팽의 감성과 일치하는 세심한 연주’라는 호평을 받았던 그는 이번 내한 공연 프로그램을 쇼팽의 작품들로만 꾸몄다. 1부에선 폴로네이즈 2곡, 뱃노래, 전주곡, 스케르초로 각기 다른 형식과 스타일이 돋보이는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2부에선 자유분방한 감정 표현을 중점으로 한 마주르카 4곡, 고전적 형식미와 쇼팽의 낭만성이 담긴 피아노 소나타 3번을 들려준다.
‘쇼팽이 당신의 음악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가’라고 묻자 그는 “쇼팽은 저의 음악적 레퍼토리 구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과거) 여러 해 동안 쇼팽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음악적 영혼과 영감을 쇼팽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 그가 살았던 시대를 파고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덕분에 쇼팽에 대한 나름의 비전을 얻었고 그 비전은 제 삶의 일부분이 됐다”며 “현재까지도 쇼팽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순간이 많아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공연은 다음달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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