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본주의의 곪아터진 상처, 80년대 생을 말하다

박상문 인물과사상사 편집장 2023. 4. 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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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세습 자본주의 세대
고재석 지음, 인물과사상사, 348쪽, 1만9000원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사다리를 잃은 세대'라는 원고는 80년대 생의 이야기였다. 차일피일 읽기를 미루다가, 일주일쯤 지나 지방에 갈 일이 있어 기차 안에서 읽었다. 목적지에 도착할 3시간 동안 차분하고 여유 있게 원고를 볼 수 있었다.

저자의 이야기에 대부분 공감이 갔다. 아니 공감보다는 80년대 생이 '어쩌다' 영끌 세대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사회·경제적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저자 개인의 서사를 통해 한 개인으로 대표할 수 있는 1980년대 생의 삶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사회과학서에서 개인적 이야기가 자칫 가볍게 보일 수 있겠지만, 에세이 한 편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써내려갔다. 특히 기자 특유의 단문들은 읽는 속도를 배가시켰다.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할 무렵, 이 원고를 책으로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며칠 후 저자에게 연락을 했다. 책으로 내고 싶다고.

80년대 생인 저자는 이 세대를 '사다리를 잃은 세대'라고 명명한다. 이들은 뉴밀레니엄의 팡파르 속에 성인이 되었지만, 곧바로 '88만원 세대'라고 불렸다. 이 세대 중에 상위 5퍼센트만 단단한 정규직 직장을 가질 수 있고, 나머지는 평균임금 88만 원을 받는 비정규직의 삶을 살게 된다. 이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00년대 중반부터 비정규직이 급증하면서 비정규직의 삶을 경험한 첫 번째 세대가 된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시기에 부동산 정책 실패로 더욱더 벼랑 끝으로 몰렸다. 이들은 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한 '영끌 세대'가 되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다.

80년대 생의 고통과 불안과 좌절은 한국 자본주의의 곪아터진 상처다. 이제는 월급만으로 안정된 주거를 확보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 세대는 안다. 한국 사회에서 세습이 아니고서는 자산 증식의 사다리를 더는 올라갈 수 없게 되었다. "이 세대가 진짜 원하는 것은 비루하지 않게, 인간답게 살 만한 세상"(유승민)인데, "공포스러운 경제 현실과 냉혹한 사회"(우석훈)는 80년대 생뿐만 아니라 90년대 생과 2000년대 생이 마주할 현실이 되어버렸다. 80년대 생들의 슬픈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성공하는 조직관리 인재가 크는 조직
조성빈 외 지음, 온하루, 246쪽, 1만6000원

경영학과에서 인사조직을 전공하고 글로벌 기업 인사조직 컨설턴트로 일한 경험이 있는 저자들은 조직의 핵심적 위치에 있는 관리자에게 재량권을 주고, 성과에 책임질 수 있도록 온전한 지위를 부여하는 게 이상적인 조직관리모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저자들은 특히 조직관리 바탕에는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업조직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무한 경쟁'의 정글이 아니라 상호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동반 성장하는 모델을 추구해야만 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어떻게 하면 '조직력'을 키워 기업 체질을 강화할까,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까를 고민하는 CEO에게 일독을 권한다.

빅씽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류한석 지음, 코리아닷컴, 416쪽, 1만9500원

우리가 일하고 구매하고 이용하는 생활 전반에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 본격화했다. 키오스크 활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면 햄버거조차 맘대로 주문하지 못할 만큼 디지털 경제는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었다. 온라인 기반 금융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은행 점포수는 물론 현금자동입출기마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가 된 것이다. 우리 일상과 돈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현시점에 경제 주체인 우리는 어떻게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까. 디지털 전환기 경제 주체로서 똑똑하게 살아가기 위한 인사이트가 이 책에 총망라돼 있다.

박상문 인물과사상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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