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확장] 스마트 농업에 눈 돌린 북한 산업미술, 식량난 해결에 도움 줄까?
[편집자주] [시선의 확장]은 흔히 '북한 업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북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간 주목 받지 못한 북한의 과학, 건축, 산업 디자인 관련 흥미로운 관점을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서울=뉴스1) 최희선 디자인 박사·중앙대 출강 = 북한의 대표 디자인전시인 국가산업미술전시회가 4월6일 개막되었다(노동신문 2023. 4. 7).
올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 주기가 5나 0으로 끝나는 '정주년'이 아니어서 전시회 출품작 수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이번 전시회에는 산업미술 도안, 모형, 실현제품 540여 점이 출품되었고, 특별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작년 직접 지도한 190여 대표작도 함께 전시되었다. 양적으로 보면 일반 출품작 규모에 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작품들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12년 국립 산업미술전시장을 방문한 김 위원장의 디자인 관심이 10년이 지나도 아직 식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산업미술은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의 척후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디자인전시는 규모보다는 내용 측면에서 몇 년 전에 비해 발전된 모습이다. 인공지능과 무인작동 기술을 도입한 첨단기계 도안들을 다수 선보였고, 과거 10년 동안 식음료 상표와 포장에 많은 공을 들였다면 이제는 약품 포장까지 신경 쓰는 북측의 디자인 확산 현상도 전시회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북한 디자인 총괄 기관인 중앙산업미술국의 김철남 부국장은 "이번 전시회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에 적극 이바지하는 미래지향적인 농기계 도안들과 공업미술의 세계 발전 추세에 맞는 교통수단 도안, 건설기계 도안들이 모형들과 함께 전시된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방송에서 인터뷰하였다.
지난 2월26일부터 3월1일까지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농업문제 해결을 위해 '기계공업부문과 농업부문에서는 농업생산의 현대성과 선진성을 위해 절실한 농기계부문을 혁신적으로 개건할 것'을 구체적 과업으로 제시함에 따라, 북한 산업미술도 최근 최첨단 농기계 개발에 기계공업성과 과학기술 연구소 소속 도안가들이 총력을 다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전시회에 '무인뜨락또르 도안', '<황금벌> 무인벼수확기 도안', '<자력-2023> 무인농약분무기 도안' 등을 선보였는데, 이 중 붉은별연구소 소속 창작가 홍건의 농기계 디자인이 북한 매체에서 주목을 받았다. 홍건은 2021년 국가산업미술전시회에도 '공기주입식 유희기구 도안'을 출품한 창작가이다. 올해 전시된 우주 차량을 연상시키는 은빛 농기계는 AI(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된 무인작동 전기 뜨락또르(autonomous electric tractor)이다. 창작가는 "세계적인 발전 추세로 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작업의 무인화를 추진하고 전기를 동력으로 하여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착상되었습니다"라고 창작 배경을 설명하였다. 그의 설명을 통해 이제 북한에서도 AI 기술, 친환경 기술이 본격적으로 산업미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여겨진다.
야심찬 자율주행 농기계, 스마트 ICT(정보통신기술)시설, 로봇 농기계는 아니어도 북한 농업 개혁의 현실적 해결방법은 생산력 높은 현대적 농기계의 농촌 보급일 것이다. 북측에서 농기계 생산은 금성뜨락또르 공장에 의존도가 큰데, 이 공장 기계 디자인 대부분은 기계공업성 소속 도안가들이 맡고 있다. '80hp뜨락또르 도안'은 기계공업성 산업미술창작사 김천수와 조성민이, '100hp 뜨락또르 형태도안'은 같은 창작사 리금향이 디자인을 맡고 김 위원장의 지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주의 집단생산 체계에서 발전해 온 북한산 트랙터는 1958년 첫 시제품 모델인 '천리마·28호'로 개발된 후 북한이 수출도 도모하는 가장 자랑하는 농기계로 자리 잡았다. 북측 트랙터는 리태심의 '천리마호 뜨락또르 형태도안'(1963)이 미술사에 기록되어 있어 올해로 60년의 긴 역사를 갖고 있고, 최근까지도 당이 직접 챙길 만큼 북한 사회에서 큰 관심을 받는 대상이다.
컬럼을 쓰며 대한민국의 농기계는 상황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았다.
남한에서 농기계는 핸드폰, 가전, 자동차에 비해 크게 관심받지 못한다. 이는 먹거리가 풍부해지면서 국내 농업에 국민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도 이유일 것이며, 도시화 확대와 제조 기업들의 무관심도 한몫하였으리라고 짐작된다. 도시에 사는 나 역시 농사보다는 '저탄고지', '비건 식단' 등 건강,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식사방법을 더 고민하고 있다. 배부른 고민일까?
남북의 경제 성장 격차가 날로 벌어지고 있지만, 인간의 기본권리 보장을 위해 '먹거리' 생산만큼은 조금이라도 격차를 줄여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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