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너무 비싼데 갈수 있을까”...엄마 걱정 덜어준다는데 [초보엄마 잡학사전]
임신해서 출산하기까지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매달 병원에 가서 아이는 잘 크는지 확인해야하고 임신 주수마다 정해진 검사를 해야한다. 노산일수록 병원에서 요구하는 검사가 많은데 정부에서 지원하는 임신·출산진료비 지원금 100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양수검사 한 번만 해도 80만원이 넘기 때문이다.
임신·출산기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비용은 단연 산후조리원 이용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임산부 10명 중 8명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데 서울의 경우 2주에 350만원이 넘는 조리원이 대부분이다. 서초구 등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산후도우미 지원사업을 벌여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지만 모두가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가운데 임신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시는 11일 소득 기준과 관계없이 모든 출산 가정에 100만원의 산후조리경비를 준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6개월 이상 거주한 가정 중 오는 9월 이후 아이를 낳는 가정은 혜택을 볼 수 있다. 출산하고 두 달 안에 신청하면 된다. 쌍둥이를 낳는다면 200만원, 세쌍둥이는 300만원을 지원받는다.
정부의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은 전자바우처로 나오기 때문에 조리원 등에서 사용하려면 이용 제한 등 어려움이 있었는데, 서울시 산후조리경비는 현금 지급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후조리원이든 산후돌보미든 의약품 구매든 필요한 곳에 사용하면 된다. 서울 시내 조리원 비용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그동안 산후조리원 지원 정책이 없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결혼과 출산 시기가 늦어지는 와중에 고령 산모에게 최대 100만원의 검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35세 이상의 고령 산모는 유산과 조산 확률이 높아 각종 정밀검사의 대상이 된다. 내 경우 첫째와 달리 둘째를 임신했을 때 당시 35세 미만이었음에도 30세가 넘었다는 이유로 각종 검사를 해야 했다. 당시 유산 위험이 있는 양수검사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비침습 산전기형아검사(NIPT)를 했는데 7년 전 검사 비용이 66만원이었다. 보험 적용도 되지 않아 부담스러웠는데 서울시가 나서서 니프티·융모막·양수검사 비용을 지원해준다니 반가운 일이다.
첫째를 낳은 후 각종 비용과 고충에 둘째를 고민하는 부모를 위해 둘째를 낳을 경우 첫째의 아이돌봄 서비스 본인부담금을 5개월간 최대 100% 지원해 돌봄 공백을 줄이겠다는 소식도 반갑지만 중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다만 위 대책들은 실제 임신해 출산까지 한 부부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지만 저출산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N포세대(N가지를 포기한 세대)’가 결혼을 결심해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주거에 들어가는 비용을 파격적으로 낮춰주는 정책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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