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이것…신발도, 댕댕이도 가전으로 관리한다

옥기원 2023. 4. 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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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가전제품 제조사들이 기존에 없던 새 제품을 내놓고 시장 개척에 나섰다.

전 세계 경기 침체로 냉장고와 세탁기 등 백색 가전제품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공략하기 위해서다.

슈케어와 슈드레서 모두 10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지만, 가전 회사들은 신발을 깔끔하게 관리해 거래하는(리셀) 시장이 성장한 만큼 새 가전 시장이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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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신발관리기 시장 주도권 싸움
백색 가전 시장 위축에 팻 케어 등 개척
엘지(LG)전자가 15일부터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문을 연 어나더스타일에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 신발관리기가 전시돼 있다. LG전자 제공

신발 관리기, 펫 케어 로봇청소기, 소형안마기….

국내 양대 가전제품 제조사들이 기존에 없던 새 제품을 내놓고 시장 개척에 나섰다. 전 세계 경기 침체로 냉장고와 세탁기 등 백색 가전제품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공략하기 위해서다.

엘지(LG)전자와 삼성전자는 최근 신발관리기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엘지전자가 신발관리용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를 출시하자, 삼성전자도 곧장 ‘비스포크 슈드레서’ 신제품을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스타일러 슈케이스의 특징은 신발을 최적의 습도로 보관하고 예술 작품처럼 감상할 수 있도록 박스형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운동화·구두·부츠·아이 신발까지 신발의 종류와 날씨 등의 상황에 맞춰 신발을 관리할 수 있는 10가지 ‘스타일링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슈케어는 운동화나 구두 등은 물론 골프화, 축구화 등 기능성 신발의 미세한 습기와 냄새까지 제거하는 기술을 탑재했다.

엘지전자가 지난 3일 서울 성수동과 잠실에 만든 슈케이스·슈케어 체험공간엔 입소문을 타고 약 1만명이 다녀갔다. 엘지전자는 15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신발관리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어나더스타일’을 운영한다.

삼성전자 모델이 신제품 비스포크 슈드레서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내놓은 ‘비스포크 슈드레서’는 신발을 최대 네 켤레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35분짜리 케어 기능을 추가해 짧은 시간 안에 탈취, 건조, 살균 등으로 신발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스마트싱스’ 앱에서 신발 종류에 맞춘 코스를 다운로드해 활용할 수도 있다.

슈케어와 슈드레서 모두 10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지만, 가전 회사들은 신발을 깔끔하게 관리해 거래하는(리셀) 시장이 성장한 만큼 새 가전 시장이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중고거래 업체 스레드업(ThredUp)은 전 세계 스니커즈(운동화) 리셀 시장 규모가 2025년엔 60억 달러(약 8조5천억 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을 위한 이른바 ‘펫 케어’ 가전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려동물 관련 기능을 강화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에이아이(AI)’ 제품을 출시했다. 이중 흡입구 구조의 브러시로 카펫 위의 반려동물 털까지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인공지능 자율 주행 기능도 업그레이드해 강아지나 고양이를 정확히 인식해 피해 다니며 청소하거나 제품에 설치된 카메라로 반려동물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삼성전자 모델이 펫 케어 기능을 강화한 2023년형 비스포크 제트 봇 에이아이(AI)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엘지전자는 올해 출시한 신형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에어컨’ 모델에 반려동물이 덥지 않게 설정된 온도에 따라 냉방이 자동으로 가동되는 ‘펫 케어’ 기능을 추가했다. 트롬 세탁기와 건조기에도 반려동물 의류에 붙은 털이나 얼룩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전용 코스도 포함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케어 가전’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던 기존 안마 의자와 달리 작지만 많은 기능이 포함된 엘지전자의 콤팩트형 안마의자 ‘힐링미 파타야’가 대표적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들의 생활 방식에 맞춘 가정용 식물 재배기(엘지 틔운)와 가정용 맥주 제조기(엘지 홈브루) 등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가전 업체들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이유는 텔레비전과 냉장고 등 기존 백색 가전 수요 둔화와 연관이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함께 인구 감소 등으로 가전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 것이 예상되자, 이전엔 가전제품이 없었던 영역까지 개척하기 위한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전 세계 텔레비전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24.3% 감소한 4199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0년 새 1분기 기준 최저치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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