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살인, 학생에 마약음료…‘부촌’ 강남서 충격적 사건들[사사건건]

김미영 2023. 4. 1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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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납치·살해 ‘배후’ 부부도 구속…신상공개
마약음료, 중국 ‘윗선’ 적색수배
음주운전 뿌리뽑게…대낮에도 대대적 단속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서울 ‘부촌’인 강남 한복판에서 연이어 벌어진 충격적 사건들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코인투자를 둘러싼 금전적 갈등과 원한에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사건, 집중력 향상에 좋다며 학생들에 마약음료를 건네고 부모를 협박한 사건 등입니다.

대전에서 벌어진 대낮 음주운전에 스쿨존의 어린 학생들이 죽고 다치면서, 경찰은 전국에서 밤낮없는 음주운전 특별단속에 들어갔습니다.

강남 납치·살인사건 신상공개만 5명 “억울해”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부부 중 남편 유상원(50)이 13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유상원(50), 황은희(48). 지난달 29일 강남 역삼동에서 40대 여성이 납치·살해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부부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이 지난 12일 공개됐습니다.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이경우(36)·황대한(36)·연지호(30)를 포함, 이 사건과 관련한 총 5명의 피의자의 신상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들 모두 구속된 상태입니다.

피해자를 미행하다 범행에서 이탈한 혐의(강도예비)를 받는 20대 남성 이모씨는 구속 송치, 범행에 쓰인 마취제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경우의 부인 황모씨도 이번주 불구속 송치됐습니다. 사건 관련해 입건된 피의자는 총 7명인 셈입니다.

유씨 부부는 납치·살해 3인조의 주범인 이경우와 사전에 범죄를 공모한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해 9월 착수금 2000만원을 포함해 이경우에 범행 자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전달한 걸로 보입니다. 범행 후엔 ‘성공보수’로 3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연지호의 발언도 나왔습니다. 유씨 부부는 피해자와 퓨리에버코인 투자 관련 문제로 송사를 겪어, 범행 동기로 작용했을 만큼 감정적인 골이 깊어진 게 강도살인교사의 동기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경우 등의 범행 목적은 금전적 이유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유씨 부부는 혐의를 부인하는 중입니다. 지난 13일 강남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유상원은 “이경우가 범행을 제안한 게 맞냐”, “이경우에게 7000만원을 왜 보냈나”라는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억울하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마약음료사건도 일당 줄줄이 잡혀…중국 ‘윗선’ 적색수배

서울 강남 학원가에 퍼진 ‘마약 음료’ 사건 관련해 협박 전화번호 조작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김 모씨(왼쪽)와 마약음료 제조 및 전달 혐의를 받고 있는 길 모씨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지난 3일 벌어진 강남 마약음료 사건과 관련, 경찰이 중국에 체류 중인 ‘윗선’을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습니다. 적색수배는 각국에서 흉악범죄를 일으키고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에게 내리는 인터폴의 다섯 가지 수배 유형 중 가장 높은 단계로, 이번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된 한국 국적 20대 이모씨와 중국 국적 30대 박모씨가 대상입니다.

이씨와 박씨는 지난 3일 강남 대치역·강남구청역 인근에서 학생들에게 마약이 들어있는 음료를 나눠주고, 부모 연락처를 받아 ‘자녀가 마약한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란 지시를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도 등장인물들이 더 있습니다. 이모, 박모씨와 함께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국 국적 A씨는 국내 마약 판매책에게 필로폰을 길씨에게 던지기수법으로 전달토록 한 걸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길씨는 이모, 박모씨에게서 전달받은 빈 병에 이 필로폰을 이용해 마약음료를 제조한 혐의를 받습니다. 직접 제조한 마약음료를 강원 원주에서 퀵서비스 및 고속버스를 이용해 아르바이트생에 전달한 혐의까지입니다. A씨는 앞서 다른 필로폰 판매 혐의로 잡혀 구속된 상태입니다. 길씨, 협박 전화 때 중계기를 변작한 김모씨도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이번 마약음료 100병 중 18병이 학생 등에게 배포된 걸 확인했고, 금품 요구 등 협박 연락을 받은 피해자들은 7명으로 최고 1억원을 요구받은 이도 있는 걸로 파악했습니다.

마약과 보이스피싱을 결합해 학생들을 타깃삼는 신종범죄의 등장에 정부는 11일 검찰·경찰·관세청·교육부·식품의약품안전처·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꾸렸습니다.

7주간 밤낮없이 음주운전 단속

경찰이 14일부터 7주간 음주운전 및 어린이 보호구역 법규 위반 특별단속을 벌입니다. 최근 대전에서 대낮에 만취한 운전자가 스쿨존을 덮쳐 9살 초등학생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 등이 계기입니다. 특별단속 기간 주·야간을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음주단속을 시행합니다. 경찰청 주관 매주 1회 전국 일제단속을, 각 시·도 경찰청 주관 주 2회 이상 지역별 일제단속에 나섭니다.

첫날인 14일, 경찰은 오후 1시~3시 전국 431개 장소에서 교통경찰 1642명을 투입해 일제 한낮 음주단속을 벌여 총 55건을 단속했습니다. 면허정지(혈중 알코올 농도 0.03% 이상) 36건, 면허취소(혈중 알코올 농도 0.08% 이상) 13건, 측정 거부 6건이었습니다. 아이가 죽는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면허취소 이상 수준으로 음주운전을 한 이들이 이렇게 많다니 혀를 차게 합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라며 “음주운전 가해자는 철저한 수사와 아울러 검찰과 협의를 통해 법에서 정한 최고의 형량으로 처벌이 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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