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 "딸에게 사랑한다 가스라이팅 수준으로 해... 워킹맘으로 죄책감 느껴" [인터뷰M]
미스코리아 출신의 예쁜 배우라는 선입견을 이토록 과감하게 깨고 매 작품마다 액션이면 액션, 노래면 노래, 정극과 코미디, 영화와 드라마까지 자유롭고 완벽하게 넘나들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자신의 이름을 새롭게 써 나가는 이하늬를 만났다.
영화 '킬링 로맨스'에서 대한민국을 '여래바래'로 만들던 톱스타 '황여래'를 연기한 이하늬는 작품 속에서 희대의 발연기로 조롱 받다가 비밀스러운 휴가에서 우연히 만난 '조나단'(이선균 분)과 사랑에 빠져 결혼했지만 모든 걸 통제받고 연예계 복귀도 꿈꿀수 없게되자 행복을 되찾기 위해 '조나단'을 제거하려는 모습을 그린다.
많은 장면이 촬영하면서 현타가 올 정도로 어려웠다고 했지만 제일 힘들었던 장면은 귤 타격과 이소라의 '제발'을 부르는 연결 장면이었다고. 이하늬는 "원래는 귤이 아니라 오렌지였다. 그런데 오렌지는 너무 타격감이 있을 것 같아서 많은 고민 끝에 귤로 바꿨다. 잠깐 보였지만 그 장면을 꽤 오래 촬영했고, 보시는 분들이 불편해하실 걸 염려해 많이 덜어냈다. 그 장면에 이어져 혼자 방에 들어가 '제발'이라는 노래를 감정을 담아 불렀어야 했는데, 많이 힘들었다."라며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작품 속 이하늬는 남편에게 체중과 식단까지 관리 당하며 억압적인 생활을 한다. 그는 "저는 원래 작품을 할 때 좋은 컨디션을 가지려고 하지 몸매 관리를 하려고는 안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kg 숫자가 딱 명시되어 있으니까 너무 신경이 쓰였다. 마치 직무유기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다른 작품에 비해 체중이 엄청 신경이 쓰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하늬가 작품을 위해 다이어트를 한 건 아니었다. 그는 매일 촬영 전 자신만의 루틴을 지켜갔다고 하며 "저의 철칙은 휴차 때도 무조건 운동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다. 촬영을 하면서 거의 매일 아침이건 저녁이건 혼자 운동하는 시간을 가졌다. 감정 노동자다 보니까 이런 과정을 거쳐서 필터링이 되어 연기로 나가야 하는데 안 그러면 너무 힘들더라. 그래서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아침에 요가, 명상, 차를 마시는 루틴을 가져간다."라며 철저하게 감정관리와 동시에 체력관리를 하고 있음을 알렸다.
'킬링 로맨스' 속 '황여래'는 참으로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자신은 신혼이라는 이하늬는 "내가 한 선택에 책임을 저야 하고, 정말 안돼서 이혼하더라도 최선을 다해봐야 하는 건데 '여래'는 정말 출구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라고 캐릭터의 상황을 해석했다.
끊임없이 '행복하지?'라고 가스라이팅 하는 남편 '조나단'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던 이하늬는 "어떤 부분에서는 저도 가해자이기도 하고 피해자이기도 하다. 저도 딸에게 매일 '엄마 사랑하지?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해'라고 매일 가스라이팅 수준으로 이야기한다. 저한테 딸이 그런 말을 해줬으면 해서..."라며 현실의 이야기를 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딸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하늬는 워킹맘으로서 육아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육아할 때는 몸이 부서져라 하고 일할 때는 일을 열심히 한다. 제가 배우라고 할 수 있으려면 배우로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라는 직업이 워 라벨을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4~5일 동안 아이를 보지 못하고 촬영만 계속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가 너무 보고 싶고 미안한 마음도 든다. 아이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저의 성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워킹맘이 죄의식 없이 일할 수 있는 게 어디까지인지 고민이 많다. 아직은 저도 엄마가 처음이라 배우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시간 사이에 밸런스를 맞추려고 많은 노력과 생각을 하는 중이다."라며 이전까지는 하지 못했던 새로운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음을 고백했다.
이하늬는 "영화는 항상 스코어가 좋으면 좋겠지만 저는 일단 이 영화가 세상에 나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실 분들은 정말 재미있게 보실 거여서 N 차 관람이 많아지면 좋겠다. 색깔 있는 유니크한 영화들이 이 영화를 필두로 많이 나오면 좋겠다."라며 영화를 소개했다.
영화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로 14일 개봉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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