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속 "공매엔 기회 있네"…아파트·명품백·농기구
입찰참가자수 낙찰건수 크게 줄지 않아
입찰진행건수 외려 35% 늘어
따뜻해지고 농한기 끝나자 농업 물건 '인기' 눈길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난 2월 경기도 하남시 소재 1350평 상당의 한 공장용지는 3억6000만원 가량에 낙찰됐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40%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달에도 울산 남구 신정동 ‘강변센트럴하이츠’ 아파트(전용 138㎡)는 6억5000만원 상당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감정가의 72%에 그쳤다.
모두 올해 1분기(1~3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온라인 공매 사이트 ‘온비드’를 통해 거래된 물건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 공매시장이 올해 1분기에도 공매물건 공고와 입찰참가 측면에서는 작년 못지않게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 시장 한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전보다 소액물건이 공고되는 영향도 있지만, 최근 온비드 이용자들이 양질의 물건을 여러 번 유찰 끝에 감정가격보다 하락한 금액으로 낙찰받고 있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앞의 사례의 아파트만이 아니다. 지난 2월말 현대 유니버스 대형승합차(버스)의 낙찰가는 1515만원으로 3000만원으로 책정된 감정가 대비 50.5% 수준이다.
캠코 온비드는 국내 유일 공매 플랫폼이다. 압류재산 및 캠코의 수탁재산의 처분을 위해 2002년도에 시작돼 현재는 2만여개 공공·금융기관 및 법인 등의 자산처분까지 지원하고 있다. 2014년도 옛 한국전력 사옥과 2022년도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가 온비드를 통해 매각된 것은 익히 알려져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특이 물건’을 거머쥐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경기도 평택시 소재 ‘브레인시티 공동주택부지 4구역 및 6구역’은 추첨방식의 입찰 끝에 총 4003억원에 낙찰됐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 복합상업공간도 109억원에 임차인을 만났다.
미술품, 명품, 광고권 등 특이한 물건의 매각 사례도 왕왕 찾아볼 수 있다. 올 1분기에 낙찰된 특이물건은 루이비통 핸드백 3개, 오데마피게 손목시계 2개, 고려청자 11점, 수상오토바이 2대, 그랜드피아노 2대 등이다. 경찰청이 유실물로 습득한 1277개의 귀금속이 4700여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날이 따뜻해지고 농한기가 끝나가면서 농업 관련 물건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 올해 1분기 농기계 낙찰건수는 총 609건이다. 그 중 경산시 유통관리과에서 공고한 보행관리기는 낙찰가율 416.67%, 1:33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재 온비드의 기계·기구 클릭 랭킹 상위 20위까지 모두 농기계가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용관’ 메뉴를 활용하면 캠코 등 주요 이용기관이 처분하고 있는 물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승합차, SUV 등 자동차는 전용관 내 ‘온카랜드’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용자 관심이 많은 아파트, 임야, 상가, 단독주택, 자동차 등은 메인화면에 용도별 바로가기 코너를 이용할 수 있다. 테마물건도 눈여겨볼 만하다. 온비드 회원들의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관심물건 베스트(BEST) 20, 클릭랭킹 톱(TOP) 20, 관심지역 BEST 20 메뉴를 통해 관심도가 높은 물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50% 체감물건을 이용하면 최초 매각 예정가에 비해 저렴하게 매각 중인 물건도 확인할 수 있다.
캠코 관계자는 “온비드는 손 안에서 원스톱으로 응찰할 수 있지만 경매처럼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입찰참가자가 많은지 현장에서 흐름과 분위기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사전에 공부열람 및 현장 확인은 필수이며 압류 부동산 공매, 특히 건물의 경우 권리분석과 함께 명도여부를 살피고 사업이나 투자대상을 온비드에서 물색하는 경우 수익성 분석 후 응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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