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배당금 전액 기부한 박현주 회장…방한 꼭꼭 숨긴 페라리 회장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3. 4. 15.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계총총]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재계총총]

[편집자주]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재계 '총'수들의 한주의 현장 활동을 '총'정리하고, 그들의 행보('총총'걸음)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한국 기업들이 나아갈 길을 점검하는 코너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중앙)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 로비에서 서류를 보며 이동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1층이그제큐티브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한일상공회의소 경제협력간담회에 예고 없이 깜짝 방문해 한일 경제인의 협력에 관심을 보였다./사진=오동희 선임기자


이번 주도 가장 바쁜 모습을 보여준 기업 총수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이다. 최 회장은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이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한일상공회의소 경제협력간담회는 실무 차원의 행사여서 당초 대한상의 회장의 참석 일정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간담회가 끝날 무렵 외부 일정에서 돌아온 최 회장이 서류뭉치를 들고 바쁜 걸음으로 한일 상공회의소 간담회가 열린 1층 이그제큐티브 컨퍼런스 룸을 찾았다.

최 회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해선 경제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바쁜 일정을 쪼개 일본 측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6년만에 오는 6월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하는 데 뜻을 모은 것에 감사하고, 2025년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와 2030 부산 엑스포를 플랫폼 등으로 연결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사진 왼쪽)가 12일 서울상의 및 대한상의 지역 회장단과의 정책간담회 참석을 위해 서울 중구 상의회관 20층에 도착하고 있다. 먼저 김 대표가 두손을 맞잡고 머리를 숙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에게 크게 인사하자, 최 회장도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오동희 선임기자


이튿날 최 회장은 오전엔 '한·포르투갈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와 만난데 이어 오후에는 새로 선출된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와 당 지도부와 회동하는 등 안팎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코스타 총리는 지난달 최 회장의 유럽 3개국 순방 당시 만남의 답방 형식으로 방한했다.

오후에 진행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초청 정책 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코로나 이후 경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고 국제 경제질서 재편과 맞물려 기업의 대응이 쉽지 않다"며 "국회가 기업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적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앞서 김 대표와 최 회장의 이날 엘리베이터 앞에서의 첫 만남에서는 김 대표가 먼저 두손을 맞잡고 머리 숙여 인사하자, 최 회장이 더 깊이 허리 숙이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2층으로 이동하는 계단을 오르고 있다./사진=오동희 선임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이번 주 활동도 주중에는 회사 내 직원들과의 소통에 힘을 쏟는 한편 주 후반에는 늘 하던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주 이 회장의 공개적인 모습은 지난 13일 삼성증권 임직원들과의 간담회였다.

이 회장은 '기업가가 자기가 다니는 회사 임직원들을 만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인데 이런 것까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대외적으로는 알리지 말도록 조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 홍보팀에선 이 회장의 자사 방문 사실을 사전에 몰랐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인사팀을 통해 간담회 참석 직원들만 조용히 불러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회사 내 직원들 사이에 알려진 방문 사실이 외부에 비밀로 유지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회장의 지난 13일 삼성증권 직원들과 만남도, 그가 파나마 운하의 웅장함과 인간의 위대한 의지 등에 감동을 받았다는 얘기도 사내 공지가 되면서 대외적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번 주 스스로 원하지 않는 곳에도 이름을 올렸다. 코인투자 사기범들이 '이재용 회장이 투자했다'는 루머를 퍼트려 사기를 친 것이 한 예다. 과거 장외주식이었던 에버랜드에서도 이 회장의 '이름을 파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마주한 이재용 회장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면을 응시한 채 법원으로 들어섰다. 그 과정에 30분 후 출두 예정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의 함성과 마주했다. 그는 자신을 안내하는 법원 경호인력들에게 무슨 일인지를 묻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법정으로 들어섰다. 앞으로도 계속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다.

[화성=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서명 퍼포먼스를 마친 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4.11.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 기아오토랜드화성에서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기아의 이번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을 기공한 지 29년 만에 국내에 건설하는 첫 완성차 제조 공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4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맞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이러한 혁명적 전환에 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R&D(연구개발), 세제 지원 등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대규모 국내 투자로 전기차 산업 고도화 등 글로벌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 허브 역할을 강화해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로 늘리는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판매 톱3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톱 3위에 오른 현대기아차의 정 회장이 그룹의 미래와 맞닿아 있는 전기차 분야에 얼마나 큰 열정을 갖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현주미래에셋금융그룹회장


이번 주엔 재계 서열 21위인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의 소식도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에 대한 기억은 치밀함과 집요함으로 남아 있다. 박 회장과 골프를 같이 쳐 본 사람들은 탑볼(공의 윗부분을 때려 실수하는 경우를 일컫는 말)을 자주 칠 수밖에 없다고 농담하곤 한다.

이유는 미래에셋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한 강원드 홍천 세이지우드 CC(구 블루마운틴CC)를 대하는 박 회장의 애정 때문이다. 그는 페어웨이(골프장 내 티와 그린 사이의 넓은 잔디길)를 아끼는 마음에 디봇(스윙으로 파여진 잔디 부분)이 생기면 다른 사람의 디봇자국이더라도 반드시 자신이 메운다. 그린 위의 볼자국도 스스로 수리한다. 매 샷마다 그러는 그의 행동에 동반자들이 디봇을 내기가 부담스러워 탑볼을 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하곤한다.

그만큼 자신이 투자한 자산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는 얘기다. 그런 박 회장이 자신의 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배당금 전액을 기부한다는 것은 의외다. 그것도 벌써 13년째다. 지난 10일 박 회장은 지난해 받은 배당금 16억원을 전액 기부해 누적 기부액 300억원(현재 298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박 회장은 2008년 직원들에게 '2010년부터 배당금 전액을 이 땅의 젊은이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편지를 보냈었고 '선한 의지'를 실천해 오고 있는 중이다. 그의 기부금은 미래에셋박현주재단과 미래에셋희망재단을 통해 인재육성프로그램에 쓰인다.

(서울=뉴스1) = 취임 후 첫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선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독일 L&K 공장을 방문해 CEO인 크리스토퍼 바클리지(Christof Barklage)로부터 핵심 제품인 무산소동(Oxygen Free Copper) 생산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독일, 폴란드, 세르비아에 위치한 전기차용 권선, 배터리 부품 및 통신케이블 공장을 방문했다. (LS그룹 제공) 2023.4.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자은 LS 그룹 회장은 독일과 폴란드·세르비아로 첫 해외 경영에 나선 후 이번주 초인 10일 귀국했다.

구 회장은 지난 2일부터 총 9일간 LS전선과 슈페리어 에식스(SPSX)의 유럽법인 중 독일·폴란드·세르비아를 방문해 현지 사업을 챙겼다. 구 회장은 먼저 SPSX가 지난 1월 유럽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수한 독일 L&K를 방문했다.

L&K는 무산소동(OFC) 유럽 최대 생산업체다. 무산소동은 산소 포함량이 0.001% 미만으로 전도율이 높은 고순도 구리로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구 회장은 또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을 찾아 LS의 배터리 소재 사업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LS 그룹이 전기차 관련 미래 신소재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해외 첫 나들이다.

[서울=뉴시스]11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와 페라리의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오른쪽)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2023.4.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주 방한으로 주목을 끄는 해외 기업 총수는 존 엘칸 스텔란티스·페라리 회장이다.

엘칸 회장은 뉴욕 출생의 이탈리아 기업인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년간 사외이사를 맡았던 엑소르의 회장이기도 하다. 잔니 아녤리 전 피아트 회장의 외손자다.

이탈리아 대표 슈퍼카 페라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최첨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공급받기로 하고, 지난 11일 천안 아산캠퍼스에서 차세대 OLED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 외에도 존 엘칸 회장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존 엘칸 회장 측이 자신의 한국 내 활동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려 대외적으로 그의 일정이 공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엘칸 회장이 접촉한 것으로 보이는 SK나 효성 등 국내 다른 기업들도 엘칸 회장과의 회동을 부인하고 있다. 페라리 공식 수입사인 효성 측도 엘칸 회장과 조현준 회장과의 회동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혀 엘칸 회장의 국내 행보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0.26/뉴스1


그동안 좀처럼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던 이해진 네이버(NAVER) GIO(Global Investment Officer)는 최근 국회의 질타에 이어 이번에는 언론단체의 토론 요구에 직면했다.

이 의장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여성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4개 언론단체가 지난 12일 "네이버의 일방적인 약관 변경, 언론사의 지적재산권·자율권·편집권 침해 행위 중단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서의 타깃이 됐다.

4개 언론단체는 각 단체 대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상생포럼에 이해진 의장이 참석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것을 제안해 이 의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외에 재계 27위인 하림의 김홍국 회장은 올 1분기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13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3년 1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올해 1월초 주식평가액이 1765억원이 3월말에는 3832억원으로 117.1% 올랐다. 김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하림지주, 하림, 팜스코 3개사를 합한 것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