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이정후답게 치는 이정후 "슬럼프도 하나의 과정, 초조하지 않았다"
14일 KIA전 3안타 1볼넷 4타점 활약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걱정은 역시 쓸데없는 일이었다. 개막 후 4경기에서 타율 0.067에 그쳤던 이정후는 이후 5경기에서 타율 0.381과 OPS(출루율+장타율) 1.051을 기록했다.
흔들리던 타격 밸런스는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상대 투수가 던지는 어떤 공이든 잘 맞혀 좋은 타구를 생산하고 있다. 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다운 타격 모습이다.
이정후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3안타 1볼넷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회말과 7회말 두 번이나 2타점 적시타를 친 이정후는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가 공격을 잘 이끌었고 득점 기회마다 적시타를 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정후는 시즌 2번째 멀티히트와 함께 첫 멀티 타점을 기록했고, 시즌 타율도 0.250까지 끌어올렸다.
한 번 폭발하면 꾸준하게 몰아치는 것이 이정후의 장기다. 최근 그의 뜨거운 타격감을 고려하면 3할 타율이 되기까진 오래 걸리지도 않을 전망이다.
시즌 초반 몇 경기만 해도 이정후를 우려의 시선으로 보는 이가 적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듯 이정후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다.
이정후는 뭔가 조금 다르기도 했다. 선구안이 뛰어난 그가 '나쁜 공'에 배트를 휘두르기도 했다. 홍 감독도 "이정후가 너무 조급한 나머지 헛스윙 비율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정후는 슬럼프도 장기 레이스의 '한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타격 사이클에 따라 안 좋을 때가 있는데 그 시기가 시즌 개막과 맞물렸다는 것이다.
이정후는 "WBC 후유증은 없다"고 선을 그은 뒤 "(타율이 낮아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왜냐하면 그동안 시즌을 치르면서 이런 (슬럼프) 시기가 계속 왔다. 고타율을 기록 줄일 때도 그랬다. 올해는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왔을 뿐이고 그래서 더 티가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나쁜 공에도 배트를 휘둘렀던 것도 타격 밸런스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는 "초조했던 건 아니다. 타격 밸런스를 찾기 위해서 안 좋은 공이라도 배트를 많이 휘두르다 보니까 헛스윙이 많아졌다"며 "배트를 안 휘두르면 소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냥 안 맞았던 것이다. 타격 폼에 대한 적응 문제도 아니다. 이제 9경기밖에 뛰지 않았다"며 "그동안 결과를 떠나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번 주부터 과정이 조금씩 좋아지는 걸 느꼈다.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지난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팀이 4-6으로 뒤진 9회말 2사 2, 3루에서는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돼 동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 타격부터 달라진 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두산과 3연전의 첫 경기에서 마지막 타석 때 비록 아웃이 됐어도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타격을 했다. 그래서 점점 좋아질 거라 믿었다"며 "득점권 타율이 워낙 안 좋았지만 분명 하나가 터지면 계속 터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13일 두산전에서 첫 득점권 적시타가 나오면서 혈이 뚫렸다. 그래서 14일 KIA전에서도 부담 없이 득점권 상황에서 적시타를 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시 불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한 이정후는 승수 쌓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키움은 5승6패로 6위에 머물러 있는데 지금부터 더 많은 승리를 거둬야 높은 순위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를 수 있다.
이정후는 "그동안 시즌 초반에 부진하다 중반부터 반등하고, 막판까지 최종 순위를 경쟁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시즌 중간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자리를 비울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초반 성적이 중요하다. 앞서 팀에 보탬이 못 돼서 너무 미안했다"며 "14일 KIA전을 기점으로 계속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줘 팀에 많은 승리를 안기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정후는 지난 11일 팀 타격 부진에 따른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간 강병식 타격코치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신인 시절부터 함께했던 강병식 코치님께 2군으로 가셨는데 너무 죄송하다. 내가 초반에 좀 더 잘 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2군 이동이) 내 탓도 있는 것 같다"며 "그날 곧바로 연락을 드렸더니 '잘 하고 있으니 다시 좋아질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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